정정길 前실장, 퇴임 2달만에 ‘MB정부 국정철학’ 분석 책 내

동아일보 입력 2010-09-20 03:00수정 2010-09-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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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중도실용, 인기영합을 경계하라”
“그 안(청와대 안)에서는 젖 먹던 힘까지 다 냈을 텐데….”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은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무위원 후보자의 낙마 등 인사 파동을 ‘청와대 밖’에서 보니 어땠느냐는 물음에 “정확한 사정을 몰라서 뭐라 말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2년간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하다 7월 16일 퇴임한 정 전 실장은 모처럼 얻은 휴식을 취할 만큼의 여유가 없었던 듯하다. 8월 초 이 대통령의 특사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칼데론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차 콜롬비아에 다녀왔고 최근엔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중도실용주의를 이론적으로 조명한 책 ‘전문가들이 본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중도실용을 말하다’(랜덤하우스)를 후배 학자들과 공동으로 출간했다.

행정학자인 그는 이 책의 서문과 제1장 ‘중도실용주의의 이해’에서 X축을 경제성장비용 지출, Y축을 복지비용 지출로 하는 그래프를 통해 중도의 이론적 위치를 시각적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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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책을 쓰다 보니 역시 핵심은 좌우의 어디쯤이 중도냐 하는 문제였다. 그래서 중도의 위치에 대해 글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게 됐다. 동료 교수들이 (내 착안점을) ‘엉뚱하다’고 하던데…”라며 웃었다.

“좌에선 복지를 강조하고 우에선 성장을 강조한다. 한정된 자원을 갖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경제성장비용과 복지비용의 조합이 바로 ‘중(中)’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 최적점은 현실적으로 채택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인지능력으로도 발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정치적 현실로도 제약이 있다.”

그는 그 같은 최적점에 대비되는 좌우 극단의 정책이 갖는 위험성에 대해 “기본적 수준의 복지비용 지출까지 삭감하면서 성장비용을 많이 투입해 복지효과가 제로(0)에 가깝게 되는 ‘복지 임계점’과 경제성장 비용 지출을 지나치게 축소하고 복지비용을 과도하게 지출해 성장효과가 제로에 가깝게 되는 ‘성장 임계점’을 넘어가는 정책은 지속가능 발전 효과가 마이너스(―)가 돼 국가발전에 역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도실용의 바람직한 정책조합을 찾는 일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며 자칫하면 좌우대립축의 중간영역 적당한 곳에서 인기영합주의적이거나 기회주의적인 정책을 추진하기 쉽다는 점을 정책 결정자들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의 집필에는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정 전 실장은 퇴임한 지 꼭 2개월을 넘긴 17일 자필 사인이 들어 있는 책을 김상협 대통령녹색성장환경비서관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 책은 20일 국무회의 때 국무위원들에게도 배포된다. 서울대 명예교수인 정 전 실장은 대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하며 집필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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