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견제할 건 견제” MB “그래야 국민 지지”

동아일보 입력 2010-09-08 03:00수정 2010-09-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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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례 정례화후 첫 당청회동
대통령에게는 ‘60도 인사’ 7일 한나라당 지도부와 함께 청와대를 방문한 이재오 특임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오른쪽)과 악수하기에 앞서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다. 이 장관은 야당 인사와 시민들에게 ‘90도 인사’를 해 화제를 모았는데 이날 이 대통령에게는 60도 정도만 허리를 굽혔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원희룡 사무총장이 웃으며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7일 청와대 회동을 놓고 정치권에선 새로운 당청관계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대통령이 안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지금까지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 방식에서 당이 좀 더 주도적 목소리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날 회동은 이 대통령과 안 대표가 매달 정례회동을 하기로 약속한 이후 처음 열린 것이다.

○ 새로운 당청관계의 신호탄?

안 대표는 회동 시작과 함께 ‘당의 주문’부터 꺼내들었다. 정부가 정책 입안 단계부터 당과 충분히 협의해 불협화음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가 최근 행정고시 개편안 등을 놓고 당과 사전 조율이 없었다는 불만이 깔린 듯했다.

안 대표는 “당청관계에서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건강한 관계가 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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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대통령은 “당이 적절히 정부를 견제해야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며 “당이 전당대회 이후 안 대표 체제로 바람직하게 가고 있다”고 화답했다.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민감한 대북 문제에 있어서도 안 대표가 “남북관계가 좀 더 전향적이면 좋겠다”고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도 건강한 관계가 돼야 한다. 적절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의 요청을 일정 부분 수용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 안 대표는 청와대에서 열린 당정청 9인 회의에서 정부에 대북 쌀 지원 재개를 공식 건의했다. 당시 청와대는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안 대표 발언에 당혹해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쌀 지원 요청을 받은 정부로서는 당의 건의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반기는 분위기라고 당의 한 핵심관계자가 전했다. 당이 먼저 화두를 던지고 정부가 정책으로 화답하는 방식이 여러 분야에서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어김없이 등장한 ‘공정한 사회’

이날 회동에선 최근 이명박 정부의 국정기조인 공정한 사회에 대한 논의도 빠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는 일류국가를 만드는 기반”이라며 “이제는 경제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새로 임명하는 국무총리와 장관은 새로운 인사검증시스템에 따라 검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참석자는 회동에 앞서 공정한 사회의 개념을 놓고 당청 간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공정한 사회의 기조가 자칫 기회의 평등을 넘어 결과에 있어서까지 평등함을 요구하는 분위기로 흐를 경우 당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당에서 정기국회를 앞두고 공정한 사회를 위한 법안을 따로 정하는 문제를 놓고 “‘공정 법안’에 포함되지 못한 법안은 모두 불공정 법안이냐”는 불만이 나오는 기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 민생현장 강조하자 ‘우문현답?’

또 다른 참석자는“회동에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이재오 특임장관 등 모두 ‘한솥밥’을 먹던 정치인 출신이 자리했으니 회동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날 이 특임장관이 “잠자지 않고 24시간 일하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잠도 자지 말란 말은 아니다”라고 받아쳐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이 대통령이 “민생현장을 잘 챙겨 달라”고 주문하자 임 실장은 “우문현답”이라고 화답해 좌중은 잠시 긴장했다. 임 실장이 “우문현답은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첫 음절들을 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 대통령과 안 대표는 배석자 없이 15분간 독대했다. 안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독대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하지만 당의 건의를 대통령이 대부분 수용해줘 독대가 빨리 끝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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