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훌륭한 총리 만나 행복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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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총리 11일 이임식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정운찬 총리는 (어려움을 겪은 국회 인준청문회 과정 등) 시작은 어렵게 했어도 국민들에게 ‘총리가 이런 사람이구나’ 하는 인상을 주고 떠나게 됐다”며 정 총리의 10개월여 재임기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정 총리, 각 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및 대통령직속 각종 위원회 위원장 부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훌륭한 총리를 만났다는 것을 인생 살아가면서 행복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은 어려운 시기를 함께한 동지”라며 “(정부) 밖에 나가더라도 전화나 메일로 무슨 말이든 망설이지 말고 의견을 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11일 이임식을 갖고 총리직을 떠난다. 정 총리가 이임한 뒤 김태호 총리 내정자가 취임할 때까지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리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이에 앞서 정 총리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총리실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정 총리는 “청와대는 김 총리 내정자가 임명될 때까지 총리직을 수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빨리 그만두고 싶다. 직원들이 2명의 총리를 모시면 너무 힘들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했다”고 설명했다.

‘자연인 정운찬’으로 돌아가는 정 총리는 아쉬움과 홀가분함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그는 먼저 “당분간은 심각하고 복잡한 생각은 내려놓고 빈둥거리는 자유를 누려볼까 한다. 그동안 못 만난 지인들을 만나고 (좋아하는) 야구장도 찾을 것”이라며 당분간 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10개월여 동안의 총리 재임에 대해서는 “후회는 없다. 국정운영 원칙을 확립하고 사회의 그늘진 곳을 보살피려 노력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자평했다. 또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는 “정파·계파의 이해관계, 대권이나 당권, 당리당략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보고 정치 혐오를 느꼈다”고 비판하면서도 “그러나 세종시(원안 추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린 것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총리는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현 공직복무관리관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는 “민간인 사찰은 민주주의의 후퇴다. 내 재임 기간에 벌어진 일은 아니지만 뒤늦게나마 총리로서 너무 창피했다”고 토로했다.

김 총리 내정자에 대해서는 “나이(48세)가 적어서 일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나라의 장래를 생각해서 총리가 누가 되든 도와 달라”고 기자들에게 당부했다.

정 총리는 지난달 29일 총리 사의 발표 후 미국의 한 대학이 자신을 석좌교수로 초청하겠다는 뜻을 보내왔지만 즉답을 하지 않았으며, 향후 계획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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