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 3차 협력업체 심사해 1차 협력사로 승격”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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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TF’ 가동 하청관계 재정비
직거래땐 100% 현금결제 ‘숨통’

대·중소기업 상생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전자가 1차 협력업체 수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일 “최근 주요 협력업체 80여 곳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들어본 결과 1차 협력업체의 범위를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가장 많았다”고 2일 밝혔다.
▶본보 7월 30일자 B2면 참조 삼성전자 ‘대기업 책임론’ 해법 고심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상생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세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 3차 협력업체를 조사해 심사기준을 통과하면 1차 협력업체로 승격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업체는 약 800개로 삼성전자의 1차 협력업체가 되면 100% 현금 결제를 받을 수 있으며 대외 공신력도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인상 비율만큼 협력업체의 납품 단가를 조정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새 상생협력 방안은 다른 대기업의 협력업체 관리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중소기업 상생 논의가 불붙고 있지만 영세한 2, 3, 4차 협력업체들은 “얘기가 안나오느니만 못하다”며 가슴을 치고 있다. 초점이 대기업 때리기에 맞춰지다 보니 하위 협력업체들은 “그나마 먹고살 만한 1차 협력업체들은 주목을 받는 데 비해 우리들은 여전히 음지 신세”라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기업에 전자기기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사에 전선 등을 납품하는 H사 대표는 “대기업이 한 달 내에 (1차 협력사에) 현금으로 결제한다는 걸 뻔히 아는데도 (1차 협력사는) 우리에게는 석 달이고 넉 달이고 기다리라고 한다”면서 “견디다 못해 돈 달라고 얘기하면 ‘우리도 다 그렇게 살아남았다. 그 정도도 못 버틸 거라면 빨리 사업 접어라’는 말이 돌아온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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