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공방 전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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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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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예결위장 “지사 4대강 정치 행보 않는게 바람직”
김두관 경남지사 “걱정마시라… 민주당에 입장정리 요청”

무소속의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한나라당 소속 이주영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장(경남 마산갑)실을 들렀다. 같은 경남 출신인 이 위원장에게 취임 인사 겸 경남지역 예산을 배려해달라는 부탁을 할 생각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당초 어색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같은 당 소속 이달곤 경남도지사 후보를 위한 지원유세를 다니면서 “(김두관 후보는) ‘위장 무소속’ 후보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경남의 발전이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은 간단한 덕담을 끝내자마자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놓고서였다.

이 위원장은 김 지사에게 “낙동강 살리기 사업 등 4대강 개발사업에서 김 지사가 너무 정치적으로 행보를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한 것 같다”며 “지사는 정치인이라기보단 지방행정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 주민이 불안해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4대강 사업 예산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정책조율을 잘하겠다”고 ‘동문서답’식 답변으로 넘어갔다.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반대해온 김 지사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장 중 가장 먼저 특정 구간 공사 발주를 일시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이 위원장과 김 지사의 신경전은 연말 ‘예산정국’을 앞두고 여야 간 힘겨루기의 ‘전초전’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도 4대강 사업 예산을 5조4000억 원으로 짰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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