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의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한나라당 소속 이주영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장(경남 마산갑)실을 들렀다. 같은 경남 출신인 이 위원장에게 취임 인사 겸 경남지역 예산을 배려해달라는 부탁을 할 생각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당초 어색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같은 당 소속 이달곤 경남도지사 후보를 위한 지원유세를 다니면서 “(김두관 후보는) ‘위장 무소속’ 후보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경남의 발전이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은 간단한 덕담을 끝내자마자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놓고서였다.
이 위원장은 김 지사에게 “낙동강 살리기 사업 등 4대강 개발사업에서 김 지사가 너무 정치적으로 행보를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한 것 같다”며 “지사는 정치인이라기보단 지방행정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 주민이 불안해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4대강 사업 예산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정책조율을 잘하겠다”고 ‘동문서답’식 답변으로 넘어갔다.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반대해온 김 지사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장 중 가장 먼저 특정 구간 공사 발주를 일시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이 위원장과 김 지사의 신경전은 연말 ‘예산정국’을 앞두고 여야 간 힘겨루기의 ‘전초전’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도 4대강 사업 예산을 5조4000억 원으로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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