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마취 없이 다리절단-맹장수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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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의료실태 보고

마취제가 없어 주요 외과수술을 마취 없이 하고 여러 번 사용해 오염된 주사기를 다시 쓰는 등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국제보고서가 나왔다. 국제앰네스티(AI)는 15일 보고서 ‘와해 상태의 북한 보건의료(The Crumbling State of Health Care in North Korea)’를 발표하고 북한 정부에 보건 실태를 개선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들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40명 이상의 북한이탈주민과 이들을 치료했던 한국 내 의료 전문가들과의 면담을 토대로 작성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마취 없이 맹장수술이나 다리 절단 외과수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함경북도 무산 출신의 북한이탈주민 송모 씨(56·여)는 “1시간 10분의 맹장수술 동안 엄청난 고통으로 비명을 질러댔지만 사람들은 내가 움직이지 않도록 손과 다리를 묶었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또 병원에서는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등 의료 소모품들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사용하고 병상의 시트도 정기적으로 세탁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보건의료비 지출은 1년에 1인당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북한 정부의 무상 의료 서비스 제공 주장도 허울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량 부족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인용된 한 비정부기구(NGO)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단행한 화폐개혁 후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폭등해 올해 1, 2월 평안남도 지방에서만 수천 명이 굶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AI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식량 부족을 인정하고 필요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수락하는 것을 포함해 효과적 조치들을 취할 것 등 12가지 사항을 북한에 촉구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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