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D-2]여야, 수도권 민심잡기 총력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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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30일 여야는 수도권 등 격전지를 중심으로 총력전을 펼쳤다. 여야 모두 각자의 지지층이 얼마나 투표에 참여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지지층을 상대로 투표 독려에 주력했다.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선거 분위기가 서로에게 유리하다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승부처인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 대해 한나라당은 “완승”을, 민주당은 “역전”을 각각 주장했다.》

■ 與, 서울-경기-인천 세 후보 “수도권 전승” 공동 회견
정몽준 “민주, 안보이용 편가르기”
김문수 “야권 이합집산” 비판


한나라당은 수도권의 우세한 판세를 6월 2일 선거일까지 이어가면서 남은 선거운동 기간 접전지에 당력을 모으는 총력전을 펴고 있다.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안보 이슈가 선거의 핵심 쟁점이 되면서 조성된 선거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안보 역풍은 경계해 판세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정몽준 대표는 30일 인천 계양구 계산역 앞에서 가진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 지원유세에서 “민주당이 안보 문제를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 안보 문제로 국민을 편 가르고 겁주는 정당이 대한민국에 있어서야 되겠느냐”며 “한나라당 후보를 뽑아주시면 안보가 튼튼해지고 서민이 중산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한국 경제에 대해 ‘잘나간다’고 하는데 민주당만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를 잘 못한다’고 깎아내리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바깥세상을 전혀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들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 대표는 이어 여성 구청장 후보를 전략 공천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와 관악구를 방문한 뒤 당초 예정에 없던 대전을 찾아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이들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상승세를 탔다고 판단해 막판 지원에 나선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의 비방 공세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정책선거를 통해 수도권의 필승, 전승, 압승을 이끌어 내겠다”며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중앙정부와 힘을 합쳐 하나로 나아갈 때에만 2500만 수도권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진보신당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하고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 지지를 선언한 데 대해 김 후보는 “이합집산”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두 후보 간 통합 효과와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결집이라는 양면의 효과가 있다. 신중하게 잘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스마트전략위원장인 정두언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을 얕잡아보는 민주당의 잘못된 태도가 한나라당이 선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수도권의 (광역단체장 선거) 3곳에서 승리하는 완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 野, 심상정 사퇴 “유시민 지지”…민주 “막판 대역전 계기”
정세균, 서울대학로서 투표 호소
한명숙 “北포함한 조사단 수용을”


민주당은 30일 수도권 유세에 당력을 집중하면서 20, 30대 젊은층을 상대로 집중적인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였다.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의 지지가 승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세균 대표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에서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20대 투표율이 30%대라는 통계가 나왔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제발 50%대를 넘겨 달라”고 부탁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김민석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체 조사 결과 수도권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며 “40대와 무당층(부동층)이 판세 변동을 적극 추동하고 있기 때문이며 20, 30대가 적극적으로 투표를 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전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 시국대회’에서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중국이 뉴욕 유엔대표부를 통해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천안함 공동조사를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4자 공동조사단 구성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외교통상부는 “한 후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편 진보신당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는 30일 후보직을 사퇴하며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심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러차례 눈물을 흘리며 “저의 결단이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적 염원에 작은 밑거름으로 쓰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드디어 막판 대역전의 계기가 마련됐다”(우상호 대변인)고 환호했다. 진보신당은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 등 다른 후보의 사퇴는 없다”고 밝혔다.

반면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중앙회는 이날 발표문을 내고 유 후보를 겨냥해 “호남향우회는 과거 고 김대중 대통령을 폄하하고 호남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후보를 단순히 야당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지지할 수 없다”며 “향우회는 경기도지사 후보와 관련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중립을 선언한다”고 선을 그었다. 유 후보는 과거 김 전 대통령을 향해 “고려장을 지내야 하는 고리타분한 구세대”(2004년 대학 강연)라고 비판해 논란이 됐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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