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1심 무죄 선고 이후 한나라당 서울시장 출마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한 전 총리에게 맞설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오세훈 시장 경선준비본부 이종현 대변인은 11일 “한 전 총리는 시정 경험이 없는 과거 회귀 세력”이라며 “행복한 서울, 선진 미래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실제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인물이 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의원은 “한 전 총리 무죄판결로 오 시장에 대한 ‘현역 프리미엄’ 거품이 걷히고 있다”며 “한나라당 내에서도 꾸준히 개혁 성향을 유지해 오면서 중도층의 지지를 받아온 내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보수세력과 중도세력까지 흡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은 “한 전 총리가 사실상 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만큼 최초 여성 서울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한나라당 입장에서도 여성 대 여성의 구도가 승리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충환 의원 측은 “구청장 경험을 갖춘 풍부한 행정경험이 본선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서울시장 경선일정을 29일로 확정했지만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은 한 전 총리의 무죄 선고에 따른 경선일정 재조정을 거듭 요구했다.
원 의원은 11일 “안이한 경선 일정은 우리 모두를 위태롭게 한다”며 △후보검증 청문회 도입 △동서남북 권역별 토론회 실시 등을 요구했다. 나 의원도 전날 경선 연기와 권역별 경선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28일로 예정됐던 출마선언을 연기한 데 이어 5월에 열 예정이었던 ‘하이서울페스티벌 2010’ 역시 천안함 인양을 고려해 가을로 미루기로 했다.
한편 이날 각 후보들은 색깔 있는 공약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나 의원은 서울 경기 인천을 연계하는 ‘메가서울 구상’을 발표하며 “세 광역자치단체의 칸막이 행정을 뛰어넘는 제3의 광역행정청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예산 전횡을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시민예산참여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동북아 도시회의를 열어 기후변화 정보를 공유하고 재난재해를 대비해 공동모금협정을 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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