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 “5적 낙선운동”… 이번에도 위력 발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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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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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여인’ 이름으로… 2008년엔 5명중 4명 낙선
전여옥 “그야말로 광기다”
정두언 “입 닫으란 얘기냐”
이정현 “우리와 상관없는 일”
선관위 “사무실 내면 法위반”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이 한나라당의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인사들을 ‘한나라당 파괴 5적’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6월 지방선거에서 공천한 후보들에 대해 낙선운동을 벌이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박사모가 거론한 인사들은 한결같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내 인사들은 박사모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박사모가 이번에 지목한 ‘5인방’은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을 비롯해 최근 세종시 문제로 박 전 대표를 비판해온 이군현 전여옥 정두언 정태근 의원 등 5명이다.

▶본보 21일자 A1면 참조
박사모 “이재오 재선거 출마땐 낙선운동”



박사모는 2008년 총선 당시 이재오 이방호 전여옥 박형준 김희정 의원을 ‘5적’으로 꼽아 이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였다. 전 의원을 제외한 4명은 낙선했다. 특히 박사모는 당시 서울 은평을에서 이재오 의원과 경쟁했던 문국현 창조한국당 전 대표와 경남 사천에서 이방호 의원과 겨룬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을 각각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두 의원의 낙선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

전 의원은 “박사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내가 박 전 대표를 지지하다 이명박 후보로 지지 대상을 바꿨다는 이유로 선거사무실 앞에서 꽹과리를 치고 ‘배신녀’라는 딱지까지 붙여 온갖 방해를 했다”며 “이번에는 내 선거도 아닌 지방선거에까지 개입해 (지방선거 후보들을) 떨어뜨리겠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광기(狂氣)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정두언 의원은 “그런 것(박사모의 낙선운동)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나더러 입을 닫으라는 얘기인데 그런다고 입을 닫을 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군현 의원도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민주국가에서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억지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정태근 의원 측은 “노코멘트”라고만 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사모의 활동은) 우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박 전 대표 주변에선 박사모의 낙선활동이 박 전 대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어 자제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박사모의 낙선운동이 본격화할 경우 선거법 위반 논란도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운동 기간에 관계없이 누구든 해당 선거구에 사무실을 설치하고 이를 특정 입후보 예정자의 낙선운동에 사용하는 경우 공직선거법 89조(유사기관의 설치금지) 위반에 해당한다”며 “박사모가 사무실을 내면 이런 점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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