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생일에 이틀 쉰 북한 주민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1일 03시 00분


명절 지정 않고 갑자기 “쉬어라”
‘주민들 자발적 후계자 인정’ 포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3남 김정은(사진) 생일인 8일 북한에서 특별한 행사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근로일인 8일과 9일이 갑자기 쉬는 날로 지정됨에 따라 주민들에게는 이날이 특별한 날로 인식됐다. 한 북한 소식통은 9일 “국가적으로 8일을 명절로 정식 공포한 것은 없지만 직장에서 일을 나오지 말고 쉬라는 지시를 들었다”면서 “웬만한 사람들은 김정은 장군의 생일이어서 쉬게 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간부들은 이날을 쉬는 날로 하라는 상부의 내부 지침을 하달받았겠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는다”면서 “그 대신 간부들은 인민들이 김정은 장군을 받드는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이날을 국가의 최대 명절로 쇠야 한다고 말하고 다닌다”고 덧붙였다.

이를 감안하면 북한이 김정은의 존재감을 주민들에게 조심스럽게 알리기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우기 위해 인민들이 후계자로 내세운 것처럼 하의상달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인민들이 자발적으로 후계자로 인정하고 충성을 맹세함에 따라 지도부는 민의를 존중해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운다고 공포하는 형식이다.

한편 김정은의 실제 출생연도는 지금까지 알려진 1983년이 아닌 1984년이라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10일 전했다. 이 신문은 “2012년에 북한이 ‘강성대국 대개막’을 선언하면서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30세 등장’을 부각하기 위해 출생연도를 다시 1982년으로 바꿀 것 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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