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 돈 뿌려 민심 달래나

  • 동아일보

대북소식통 “가구당 노동자 월급 29년치 나눠줘”
화폐개혁 김정은이 주도한듯

북한 당국이 지난달 30일 화폐개혁을 단행한 이후 가치가 높아진 새 돈을 노동자와 농민들에게 대량으로 나눠주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이 전했다.

NK지식인연대는 23일 “북한 당국이 18일부터 모든 협동농장원에게 국가장려금으로 가구당 새 돈 1만4000원씩을 지급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의 시장 환율로 미화 350달러에 해당하는 큰돈”이라고 전했다. 이 장려금을 화폐개혁 이전의 구권으로 환산하면 화폐개혁 이전 많이 받는 노동자(월급 4000원)의 350개월(약 29년) 치 월급에 해당한다.

데일리NK도 22일 “노동자와 사무원에 대해 17일부터 새 임금이 지불됐다”며 “임금은 업종별로 경노동 1200원, 건설 1500원, 중노동 1700원, 당 간부 3300원 정도”라고 전했다. 과거에 비해 100배 정도 가치가 높아진 새 화폐로 이 정도 임금이 지급됐다면 이 역시 상당한 금액이다.

북한 당국의 ‘금전시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정은의 후계구도 구축을 위해 민심을 달래고 화폐개혁 지지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돈이 지나치게 많이 풀릴 경우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대북 라디오 ‘열린북한방송’은 23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과 그의 측근들이 이번 화폐개혁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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