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27일 ‘세종시 수정’ 대국민 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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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10시 ‘대통령과의 대화’ 통해 이해 구할듯
靑 “행정부처 이전 백지화하는 쪽으로 가닥”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후 10시부터 100분간 TV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세종시 계획의 수정 추진에 대한 견해를 직접 밝힐 것이라고 청와대가 24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대선 때 9부2처2청의 이전을 골자로 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다가 ‘원안 수정’을 모색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세종시를 비롯한 각종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깊이 있게 국민의 궁금증에 답하면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가 필요한 부분은 이해와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라며 “어떤 질문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부에선 이 대통령이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런 변명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전체적인 맥락에서) 사과하는 자세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선 대국민 담화문 발표나 기자회견 등의 아이디어도 제시됐으나 그럴 경우 진솔한 설명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3명의 전문가 패널 및 국민패널과 문답을 주고받으며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town hall meeting)’ 방식이 채택됐다.

이 대통령은 4일 정운찬 국무총리의 세종시 관련 주례보고를 받은 뒤 “국가경쟁력, 통일 이후의 국가 미래, 해당 지역의 발전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염두에 두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간접적으로 세종시 수정 방침을 공식화한 바 있지만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비공식 석상에서 “정치적 득실만 놓고 따지면 세종시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가는 게 나도 편하지만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원안 그대로 추진할 수는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27일 ‘대통령과의 대화’를 계기로 세종시 수정을 둘러싼 논란이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다음 달 중순 발표를 목표로 세종시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해 개발하는 방안 등을 마련 중이다. 청와대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현재 행정부처 이전은 (축소 혹은 최소화가 아니라) 백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한때 교육과학기술부 등 일부 부처 이전도 대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했으나 현재로선 부처 이전은 없다는 게 정부 수정안의 전체적인 방향”이라며 “정부안을 그 방향으로 만든 뒤 여론수렴 및 정치권 등과의 협상을 거쳐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의 법 개정을 목표로 최종안이 도출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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