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공직자 군림자세 용납 안돼”

  • 입력 2009년 10월 13일 02시 50분


코멘트
‘막말 비서관’ 징계 지시… 靑 ‘출연금 압력의혹’ 행정관 조사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비서관이든 행정관이든 청와대 직원들의 불미스러운 행동은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일”이라며 기강 확립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청와대 근무자들은 어느 누구보다 자기희생적 자세로 솔선수범해야 하며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최근 청와대 경내에서 다른 비서관과 실장 등에게 막말을 하며 행패를 부린 것으로 알려진 이모 비서관과 관련해 “위계질서를 어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는 만큼 엄중하게 행정적 징계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 비서관을 따로 불러 엄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서관은 6일 오후 대통령 보고 일정과 관련해 자기 업무와 관련 있는 내용인데도 미리 상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정 조정 업무를 맡은 다른 수석실을 찾아가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 그는 실장이 중재에 나섰는데도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고, 다음 날 아침에도 다시 그 수석실을 찾아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공직자들이 민간인 위에 군림하려는 자세는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며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부터 스스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이동통신사에 대한 청와대 행정관의 기금 요구 논란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문제가 된 방송통신비서관 소속 행정관이 민간 업체에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출연금을 내도록 압력을 가했는지를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