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정몽준 대표에 견제구?

  • 입력 2009년 10월 13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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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조기전대를… 당대표 승계제도 없애야”

한나라당 내에서 조기전당대회 개최 문제를 놓고 미묘한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가 연일 ‘2월 조기전대’의 불을 때면서 정몽준 대표를 견제하는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차기 당권 구도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벌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돌고 있다.

안 원내대표는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내년 2월에 전당대회를 열어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표를 뽑아 체제를 정비한 뒤 (6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뽑아야지, 승계를 통해 당 대표가 되는 것은 옳지 않다. 앞으로는 당헌을 바꿔 승계제도를 없애고 (당 대표) 유고가 생기면 원내대표가 대행하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희태 전 대표의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로 대표직을 승계한 정 대표를 정조준한 말이다. 그는 9일에도 “승계 받은 대표 체제가 너무 오래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가 ‘강수’를 던진 배경엔 취임 이후 나름대로 원내대표로서 성과를 거뒀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자신에 대한 청와대의 우호적 분위기와 함께 이재오 전 의원이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선임되면서 조기 전당대회 출마가 어려워진 점을 감안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당내에선 원내대표가 국정감사 기간 중 당무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는 데 대한 부정적 기류도 없지 않다.

정 대표 측은 안 대표의 발언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공식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정면 대응할 경우 10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자칫 내분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장광근 사무총장은 12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조기 전당대회 요구는 논리적 근거가 희박하다”며 “정 대표 체제가 안정 궤도를 이루고 있고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가 있기 때문에 내년 2월 조기전대의 의미는 퇴색했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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