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4일 중국 총리로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3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방문 이래 최고위층 방북이다. 원 총리 일행은 이날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일 총리 등의 영접을 받았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김 국방위원장이 공항까지 나와 중국 권력서열 3위인 총리를 영접한 것은 각별한 예우를 한 것이다. 조선중앙방송은 “(원 총리가) 비행장과 평양 시내 수십 리 연도에서 각 계층 군중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전해 북한 당국이 대규모 환영 인파를 동원했음을 짐작하게 했다.
원 총리는 이날 공항 도착 후 발표한 서면 성명에서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대한 공헌을 하겠다”고 했다. 이번 방북은 북-중 수교 60주년 기념식과 ‘조-중 친선의 해’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지만 북한의 2차 핵실험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핵협상에 새로운 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 총리는 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 국방위원장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방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핵 폐기와 관련한 진일보한 의지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김 국방위원장은 지난달 18일 북한을 방문한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양자 및 다자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김영일 총리는 4일 원 총리와의 회담에서 “양자 및 다자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망이 보도했다.
한편 북한과 중국 정부는 이날 ‘경제원조에 관한 교환문서’ ‘조약정리 의정서’ ‘경제기술협조협정’ ‘교육기관 간 교류협조 합의서’ ‘소프트웨어 산업분야 교류 협조 양해문’ ‘국가품질감독기관 사이의 수출입품 공동검사 의정서’ ‘중국 관광단체의 조선관광 실현에 관한 양해문’ ‘야생동물보호협조 강화 합의서’ 등 다양한 협정 합의문 의정서 양해문에 조인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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