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또 볼지…” 금강산 울음바다

  • 입력 2009년 9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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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한번만 더” 추석 이산가족 1차 상봉 마지막 날인 28일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을 마친 북측의 한 여성이 버스 창문 사이로 맞잡은 남측 가족의 손을 놓지 못하고 연방 눈물을 훔치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손 한번만 더” 추석 이산가족 1차 상봉 마지막 날인 28일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을 마친 북측의 한 여성이 버스 창문 사이로 맞잡은 남측 가족의 손을 놓지 못하고 연방 눈물을 훔치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 1차 이산상봉 마지막 날

이산가족 상봉행사 사흘째인 28일은 헤어짐의 슬픔과 만남의 설렘이 교차한 하루였다. 1차 남측 상봉 신청자 97명과 동반가족 29명은 28일 작별상봉을 마친 뒤 금강산 육로를 통해 귀환했다. 2차 북측 상봉 신청자의 남측 가족 432명은 이날 강원 속초시에 집결했다. 이들은 29일부터 2박 3일로 예정된 만남을 앞두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8일 오전 9시부터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린 1차 상봉단의 작별상봉은 온통 울음바다였다. 남측의 누나 노순호 씨(50)는 22년 전 ‘동진 27호’를 탔다가 납북된 남동생 성호 씨(48)를 부둥켜안고 떨어질 줄 몰랐다. 순호 씨는 “남매가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게 가슴이 아프다”며 “이런 기회가 또 있는 것도 아닌데…”라며 울음을 쏟았다. “이제는 눈물도 안 나온다”던 남동생도 끝내 눈물을 훔쳤다. 상봉이 끝난 오전 10시 10분경 남측 가족들을 태운 버스가 출발하려 하자 3∼4m 밖에 늘어서 있던 북측 가족들이 버스에 매달려 오열했다.

○…2차 상봉단에 포함돼 이날 오후 속초시 한화콘도에 도착한 박광자 씨(68)는 북측 큰오빠 진기 씨(75)를 만날 예정이다. 그는 “과거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한 번 해봤지만 별 연락이 없어 오빠가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생전에 오빠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박 씨는 또 “어릴 때 오빠가 탁구를 참 잘 쳤는데 오빠 탁구채를 여동생과 가지고 놀다 무릎 꿇고 크게 혼난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박 씨 등은 이날 오후 4시부터 방북 교육을 받았으며 29일 오후 1시쯤 금강산에 도착할 예정이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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