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배’ 판 깔렸다…단일종목 ETF 허용에 서학개미 유턴 기대

  • 동아닷컴
  • 입력 2026년 1월 30일 12시 26분


환전·세금 장벽 낮아져…홍콩·미국으로 갔던 레버리지 자금, 국내로 돌아올까

금융당국의 제도 개편으로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가 국내 상장을 앞두면서, 해외로 빠져나갔던 개인 자금의 흐름이 다시 국내 시장으로 되돌아올지 주목된다. 법전 위에 놓인 망치와 세계 지도를 중심으로 HK/US와 KOREA를 잇는 화살표는 해외 레버리지 ETF 시장과 국내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규제의 변화를 상징한다.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를 허용하면서, 환전·세금·접근성이라는 구조적 장벽이 낮아지고 자금의 이동 경로가 바뀌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제미나이 AI 생성 이미지
금융당국의 제도 개편으로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가 국내 상장을 앞두면서, 해외로 빠져나갔던 개인 자금의 흐름이 다시 국내 시장으로 되돌아올지 주목된다. 법전 위에 놓인 망치와 세계 지도를 중심으로 HK/US와 KOREA를 잇는 화살표는 해외 레버리지 ETF 시장과 국내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규제의 변화를 상징한다.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를 허용하면서, 환전·세금·접근성이라는 구조적 장벽이 낮아지고 자금의 이동 경로가 바뀌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제미나이 AI 생성 이미지
“이제 삼성전자에 베팅하러 홍콩·미국까지 갈 필요가 없다.” 서학개미들이 환전 비용과 세금 부담을 감수하며 해외 증시에서나 찾았던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ETF’가 올 상반기 국내 시장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가 그간 분산투자 원칙과 투기성 우려를 이유로 가로막았던 규제의 빗장을 풀고, 해외 ETF로 이동한 투자 수요를 완화하기 위한 제도 개편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3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국내 우량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와 ETN의 상장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시행령·규정 개정과 시스템 개발, 금융감독원 및 거래소 심사를 거쳐 이르면 2분기 중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 종목은 금융당국이 밝힌 ‘국내 우량주식’ 범주에 해당하는 종목으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에는 출시돼 있는데 국내에는 없는 비대칭 규제로 인해 다양한 ETF 투자 수요가 국내에서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며 “규제를 신속히 개선해 우리 자본시장의 매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배율에 대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투자자 보호를 감안해 플러스·마이너스 2배 수준까지만 허용하고, 3배 상품은 도입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 홍콩·미국으로 이동한 레버리지 자금, 국내로 돌아올까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추종 ETF의 국내 투자자 보관액은 약 1억 60만 달러(약 1440억 원)로 집계됐다. 국내에 유사 상품이 없어 해외 시장으로 유입된 대표 사례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개인 투자자 수요가 이미 상당 규모에 이르렀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경제 정보 중심 SNS와 투자 커뮤니티에서도 카드뉴스 형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환전 없이 삼성전자 2배 투자’, ‘세금 부담이 달라진다’는 메시지가 반복 노출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체감 관심도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이번 제도 개편의 명분으로 ‘해외 ETF 수요의 역외 유출 완화’를 내세운 배경이기도 하다.

● 환전·세금 장벽 낮아진다…접근성은 국내가 유리


국내 상장 상품이 서학개미들에게 제시하는 가장 큰 변화는 거래 편의성이다. 환전 절차 없이 원화로 거래할 수 있어 환전 수수료와 환율 변동 리스크를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미국이나 홍콩 증시 개장 시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국내 장 운영 시간에 맞춰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실질적인 진입 장벽을 낮추는 요소로 꼽힌다.

세제 구조도 해외 ETF와 다르다. 해외 상장 ETF는 매매차익에 대해 연 250만 원 기본공제 후 양도소득세 22%가 부과된다. 반면 이번에 도입되는 레버리지형 등 국내 기타 ETF의 분배금과 매매차익은 현행 세법상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15.4%의 배당소득세가 적용되며, 해당 소득은 연간 금융소득종합과세 한도(2000만 원)에 합산된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활용할 경우, 이 금융소득 중 일정 한도(일반형 기준 순이익 200만 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세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국내 상품의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투자 규모에 따라 유불리는 달라질 수 있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만큼, 일부 고액 투자자에게는 금융소득종합과세와 분리되는 해외 양도소득세 체계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도 개선이 모든 투자자에게 동일한 효과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해외 레버리지 ETF로 이동했던 수요 중 일부는 국내 상장 상품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환전 비용과 세금 구조를 함께 고려하는 개인 투자자일수록 국내 상품의 체감 매력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시세 화면과 거래를 실행하는 손은 환전 없이 원화로 매매할 수 있는 국내 레버리지 ETF 환경을 시각화한 이미지다.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변동성과 수수료, 세금 구조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여전히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음을 암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실시간 시세 화면과 거래를 실행하는 손은 환전 없이 원화로 매매할 수 있는 국내 레버리지 ETF 환경을 시각화한 이미지다.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변동성과 수수료, 세금 구조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여전히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음을 암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 “2배까지만 허용”…투자자 보호 장치도 강화

금융위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을 감안해 투자자 보호 장치도 함께 강화한다. 기존 레버리지 상품 투자 시 요구되던 사전 교육 1시간에 더해, 단일 종목 상품 투자자에게는 심화 교육 1시간을 추가로 이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국내 상장 상품과 해외 상장 상품에 동일한 기본 예탁금 기준도 적용한다.

단일 종목 상품에는 ‘단일 종목’ 표기를 의무화해 분산 투자 상품과 혼동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지수형 상품보다 가격 변동성이 크고, 손실 확대 속도도 빠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 인지와 사전 안내를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커버드콜·액티브 ETF도 확대…운용 재량 커진다

이번 개편에는 커버드콜 ETF와 지수 요건이 없는 ‘완전한 액티브 ETF’ 도입도 포함됐다. 금융위는 국내 옵션 시장의 만기 구조를 확대해 배당형 ETF 개발 기반을 넓히고,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종목과 비중을 조정할 수 있는 액티브 ETF 도입을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도 추진한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품 다양화가 투자 선택지를 넓힌다는 평가와 함께, 운용 보수 상승과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주도주 중심의 자금 쏠림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는 ‘해외로 이동한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겠다’는 분명한 방향성을 담고 있다. 환전과 세금, 접근성이라는 장벽을 낮춘 국내 2배 레버리지 ETF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더 높은 수익 가능성과 그에 상응하는 손실 위험이라는 양면의 구조를 함께 열어둔다. 시장의 판은 깔렸다. 그 위에 올라설지는 투자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

■ 팩트필터 | 국내 2배 레버리지 ETF, 갈아탈까 말까?

세금 구조

해외 상장 ETF는 매매차익에 대해 연 250만 원 기본공제 후 양도소득세 22%(지방세 포함)가 부과된다. 반면 국내 상장 레버리지·인버스 등 ‘기타 ETF’로 분류되는 상품은 분배금과 매매차익 모두가 ‘배당소득’으로 과세(15.4%)되며, 해당 소득은 연간 금융소득종합과세 한도(2000만 원)에 합산된다.

총비용률 확인
레버리지 상품은 일반 ETF보다 운용 보수와 스왑 비용이 높은 경우가 많다. 환전 비용을 아끼는 대신 총비용률(TER)이 수익률을 잠식하고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교육 이수
기존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라도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ETN 투자 시에는 심화 사전 교육 1시간을 추가로 이수해야 매수가 가능하다.

#금융위원회#삼성전자#레버리지 ETF#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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