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軍인사 개입했다가 김정일 진노로 승계 차질”

  • 입력 2009년 9월 25일 02시 51분


北 선전벽보에 ‘김정은’ 표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3남 ‘김정운’의 이름을 ‘김정은’으로 표기한 선전벽보가 24일 공개됐다. 대만의 한 사진작가가 북한 강원도 원산에서 촬영해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선전벽보에는 북한 후계자를 칭송하는 가요 ‘발걸음’의 가사 전문도 실려 있다. 연합뉴스
北 선전벽보에 ‘김정은’ 표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3남 ‘김정운’의 이름을 ‘김정은’으로 표기한 선전벽보가 24일 공개됐다. 대만의 한 사진작가가 북한 강원도 원산에서 촬영해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선전벽보에는 북한 후계자를 칭송하는 가요 ‘발걸음’의 가사 전문도 실려 있다. 연합뉴스
NHK “정운 찬양방송 중단시켜”
이철우 의원 “둘 사이 업무혼선”

북한의 차기 지도자로 거론돼 온 3남 김정운(사진)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진노를 사 권력승계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일본 NHK가 한국 소식통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최근 들어 북한 내에서 정운을 찬양하는 움직임이 급격히 줄어든 데는 정운의 군 인사 개입 문제로 부자간에 갈등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방송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정운이 올 7월경 자신과 상의도 없이 군부 인사에 무단 개입한 사실을 알고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화가 난 김 위원장은 정운에 대한 찬양 방송과 권력승계를 시사하는 어떤 행사도 금지하도록 지시했다. 북한사회 내에서 정운을 후계자로 칭송하는 ‘발걸음’이라는 노래가 올해 봄 무렵부터 한창 유행하다가 최근 자취를 감춘 것은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방송은 이어 김 위원장의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된 데다 정운과의 불화까지 겹쳐 후계 문제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0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후계 문제와 관련해 “현재 그 문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인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은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위원장과 후계자로 거론돼 온 정운 사이에 업무관계를 두고 약간의 혼선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운한테 힘이 쏠려 있을 수 있지만 김 위원장이 신(神)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김 위원장의 건강이 매우 안 좋아 북한이 후계 문제를 서둘렀지만 최근 건강이 호전되고 활동을 강화하면서 정운에게 힘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후계구도 부인) 발언을 한 것”이라며 “그러나 정운을 후계자로 결정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