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아들 美국적 포기 내가 말렸다”

  • 입력 2009년 9월 2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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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鄭후보자 장남, 한국국적 상실한 美시민권자”

22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 장남이 한국 국적을 상실한 미국 시민권자라는 사실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날 정 후보자가 청문위원들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태어난 후보자의 장남은 출생 6개월 뒤 귀국해 이중국적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2001년 병역을 마쳤다. 하지만 병역법에 따라 제대 후 2년 이내에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어제 청문회에서 장남의 국적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민주당 김종률 의원에게 ‘저희 아이가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다는 말이냐’고 한 후보자가 오늘 아침 제출한 자료를 보니 아드님이 국적을 상실했고 16일에 미국 국적 포기 신청서를 주한 미국대사관에 냈다”며 “거짓말을 한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제가 잘못 설명했다. 아들이 미국 국적 포기를 신청 중이다”라고 답변했다.

정 후보자는 “아들이 군대를 마친 후 (미국에) 학생 인턴으로 가려고 미국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했는데 출생지를 뉴욕이라고 쓰자 ‘시민권자는 필요 없다’고 거부당했다”며 “출생한 병원에 연락해 출생증명서를 받아 미국 시민권을 만들었고 미국 시민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장남이 군대를 마쳤으며 미국 시민권을 가진 데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과거 미국 국적을 포기하려는 아들에게 “한번 (미국) 비자가 거부되면 다시 받기 힘들고 유학을 가면 학비 감면 등 혜택이 있으니 (국적 포기를) 다시 생각해 보라고 했다”고 밝혀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정 후보자가 Y기업 회장에게서 1000만 원의 용돈을 받았다고 전날 시인한 데 대해 “공무원 행동강령의 청렴의무 위반으로 파면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백원우 의원은 이를 공무원이 수령한 부적절한 ‘떡값’에 비유했다. 정 후보자는 “청렴했어야 하는데 친한 사이라서 별생각 없이 받은 것 같아 잘못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 시절 고문을 지낸 인터넷서점의 대표이사 김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김 씨는 증인 채택이 통보된 15일 해외로 출국했고 22일 오전에야 국회에 불출석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청문특위 정의화 위원장은 “불출석 동기를 조사해 국회법에 따라 고발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동아일보 김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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