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서… 바빠서… 장관 안보이는 위기대책회의

입력 2009-07-15 02:59수정 2009-09-2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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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8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6차 위기관리대책회의가 열렸다. 회의 안건은 국민들이 여름휴가를 해외로 떠나는 대신 국내에서 보내도록 유도하는 방안. 경기침체 속에서 내수시장을 어떻게든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나온 안건이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 장관은 보이지 않았다. 오전 10시에 열리는 장애인용 관광버스 시승식에 참가한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이날 참석자 14명 중 장관급은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을 포함해 6명뿐. 차관급이 8명으로 장관급보다 많았다.

위기관리대책회의는 지난해 7월 고유가 상황을 계기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개편해 만든 회의체다. 각 부처 장관이 참석해 위기극복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지만 정작 상정되는 안건을 설명해야 할 주무 부처 장관조차 참석하지 않는 때가 많다.

14일 동아일보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상반기(1∼6월) 위기관리대책회의 참석자 현황’에 따르면 각 부 장관의 출석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가(官街)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는 무늬만 장관급 회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분석 결과 주관부처인 기획재정부와 참석 대상이 아닌 국방부, 법무부, 외교통상부, 통일부를 제외한 10개 중앙부처 장관은 상반기 15차례 회의에 평균 7.2회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6.1회는 차관이 대신 참석했고 1.7회는 장차관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위기관리대책회의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내(교육부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과천까지 다녀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해명했다. 교육부는 차관이 대신 참석한 경우도 7번뿐이었다.

유인촌 장관은 15번 중 4번만 참석했다. 3월 11일에는 관광을 포함한 서비스 산업 육성 방안이 논의됐고, 5월 14일에는 남해안 투자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 의제였지만 두 차례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도 위기관리대책회의에 5번 참석하는 데 그쳤다. 전 장관은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의 확산 방지 방안을 논의한 5월 14일 회의에도 나오지 않았다. 장관급 참석 대상인 백용호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단 한 번도 회의에 나오지 않았으며 행정안전부 장관도 3월 초 이후 회의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 부처 관계자는 “동급 장관이 주재하는 회의라 장관들이 적극적으로 참석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위기관리대책회의에 장관들이 대거 불참했던 사실이 본보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한승수 국무총리는 “국가 위기를 다루는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질타했고 이후 일시적으로 참석률이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다시 참석률이 떨어져 위기의식이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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