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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6월 2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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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에 외교관 골드버그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전담할 부처합동 전담팀을 구성했다. “오로지 대북 제재만을 생각할 사람이 필요해서”라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하게 제재 실행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팀장엔 전략가로 정평이 난 노련한 외교관이 발탁됐다.
○ 전담팀 구성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재무부를 주축으로 하고 국토안보부, 상무부 등 관련 기관 실무진이 함께 참여하는 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했다. 팀장엔 필립 골드버그 전 볼리비아 주재 대사가 임명됐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26일 미 주요 언론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자고 일어나면 오로지 대북 제재 실행 방안만을 생각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실제 효과가 나오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제 우리는 매우 강력한 제재 실행 수단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되돌릴 수 없이 해체하지 않는 한 제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소식통은 전담팀 구성은 제재의 실효성과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2005∼2007년 초의 혼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재무부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등 북한의 자금 유통망을 죄어 큰 효과를 냈다. 그러나 국무부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과 양자접촉을 갖고 BDA은행 자금 해제를 약속했다. 재무부가 반발했지만 부시 대통령이 국무부 편을 들어줌으로써 금융제재는 유명무실해졌다. 이번에도 그런 갈등이 생길 소지가 있으므로 전담팀을 구성한 것이다.
민간 부문과의 공조도 전담팀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번 전담팀 구성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앨 고어 부통령의 주도로 세르비아 제재 전담팀을 구성한 것을 벤치마킹했다.
○ 중국과의 조율
행정부 고위 관리는 “골드버그팀은 국제적 차원에서도 긴밀한 접촉을 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과제는 중국과의 협의”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골드버그 팀장이 곧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ABC방송은 이 관리가 “중국도 (미국의 전담팀과) 비슷한 대북 제재 관련 조직을 구성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골드버그는 누구?
골드버그 팀장은 주볼리비아 대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9월 볼리비아 정부가 추방명령을 내린 외교관이다. 당시 볼리비아 정부는 그가 보수우파 야권세력을 지원하면서 분열과 정부 전복 음모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측근인 리처드 홀브룩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담당 특사가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평화협상을 주도할 때 자문관으로 일했다. 한편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지난주 상원의 인준을 받음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라인업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