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MB 중도강화론’ 브레이크

  • 입력 2009년 6월 27일 03시 00분


민주 “포장해도 본질은 같아”
昌 “무색투명한 중도는 없어”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강화론’에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중도강화론’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오죽 다급했으면…” 하고 무시하던 태도는 사라졌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정치 쇼에만 몰두하는 것 같다”며 “포장을 한다고 해서 정권의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 중도와 서민이란 말을 오염시키지 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사교육을 조장해 사교육비를 올려놓고 이제 와서 사교육 대책을 갖고 참모를 질책하느냐”며 “재래시장 가서 떡볶이 먹으면 서민 경제가 살아나느냐. 보육시설 가서 아이들에게 뽀뽀해 주면 보육 문제가 해결되느냐”고 반문했다.

김진표 최고위원도 “이 대통령이 중도로 선회하려면 경제정책을 바꿔야 한다”며 “부자감세 정책부터 철회하라”고 거들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날 6·15공동선언 9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단과 오찬을 하면서 “이 대통령이 최근 보수에서 중도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민심이 심상치 않아 궁여지책으로 그런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민주당의 경계는 최근 일부 여론조사 정당지지도에서 한나라당에 다시 밀리는 등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지도부가 지나치게 ‘좌향좌’하면서 여권이 공략할 공간을 마련해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중도, 서민, 중산층은 민주당의 정체성인데도 뺏긴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이날 “유연성 있는 중도우파와 중도좌파가 있을 뿐이지 우나 좌, 보수나 진보의 이념을 떠난 무색투명한 중도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중도실용이라는 환상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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