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희상]北에게 ‘도발의 틈새’ 보여선 안돼

  • 입력 2009년 6월 1일 02시 54분


연초부터 시작된 북한의 도발적 협박이 수많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이어 ‘정전협정의 무효와 전쟁상태’ 선언으로 구체화됐다. 북한은 일찍부터 이런 식의 도발적 협박을 대외, 특히 대남정책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했지만 전쟁상태 운운하는 모습을 보면 한마디로 한국 정부의 코를 꿰어 마음대로 휘두르던 ‘10년 햇볕’을 이어 가려는, 금강산 총격사건 이래의 협박정책이 거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듯하다. 북한이 당장 전면전쟁을 시작할 수는 없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갈등을 한껏 높이려 들 것이다.

불합리한 남북관계 정리할 때

원래 한반도의 참된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일방적 협박과 지원으로 대비되는 오늘의 불합리한 남북관계는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 이런 긴장과 갈등은 어차피 한 번은 겪고 또 이겨내야 할 과정이다. 북한 핵을 폐기하고 좀 더 나은 한국의 미래를 열어 나가려면 자유민주통일 외에 길이 없다는 차원에서는 오늘 북한의 막가는 행태가 하나의 전략적 기회일 수 있다. 김정일의 건강도 좋지 않다는데 중국과 러시아를 원망하며 허둥대는 북한을 보면 저들의 내부도 불안정하기 이를 데 없어 보인다. 우리가 단호한 의지로 조금만 더 북한의 도전을 극복하고 지혜롭게 접근하면 우리가 남북관계를 주도하고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는 일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군사적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북한에 남아 있는 한, 그들을 새로운 미래로 끌어들이는 작업이 그리 쉽지는 않다. 그런 전략적 기도가 성공하려면 국제사회와 더불어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우리가 당장 북한의 다양한 군사도발을 억제하고 분쇄하는 일이 더욱더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국방부가 현장 지휘관에게 지휘권을 대폭 위임한 것은 당연하고 적절한 조치다. 승리를 위한 보편적 방식이기도 하고 국지적 충돌의 불필요한 확산을 막는 데도 현장에서의 적시적절한 조치가 가장 효과적일 수 있어서다.

다만 한 가지, 근래 북한이 해안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을 반복한다는데 미사일 발사와 같은 형태의 도발에는 최일선 현장 지휘관이 효과적으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좀 걱정스럽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스라엘처럼 선제공격으로 위협을 미리 분쇄해 버리는 것이지만 우리가 그럴 수는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군사적 대비태세와 역량이 더 정교하고 완벽해야 한다. 쉽지는 않은 일이다. 이래저래 최선의 길은 역시 아예 도발을 억제하는 것이다.

우리 군 대비태세 100% 확신

우리가 승리를 계속한다고 하더라도 범세계적 경제위기에다 군사적 충돌까지 이어지면 결코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으니 억제야말로 가장 ‘완전한 승리’가 된다. 억제는 본래 심리적인 것이니 오늘날 북한을 완벽하게 억제하는 데는 사실상 한계가 있지 싶다. 그래도 우리 사회가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하고 모두 하나가 되어 도발의 틈새를 보이지 않는다면 매우 큰 도움이 된다. 튼튼한 한미 군사동맹 체제로 더욱 완벽하고 강력한 응징 보복 태세를 갖추는 일도 더할 수 없이 효과적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두말할 필요 없이 우리 군의 철저한 대비 태세요, 유사시 완벽한 임무수행 역량이다. 어쨌든 이 시점에 우리 군이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이렇게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조기에 분쇄하는 일이 우리 자유대한의 생존과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는 절대적 기초라는 사실이다. 우리 군의 특별히 완전하고 완벽한 임무완수를 기대한다. 국토수호에 여념이 없는 후배 장병들이 100% 잘하리라 확신하며 격려를 보낸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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