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바뀐다고?” 문화부 오전까지 깜깜

  • 입력 2009년 4월 25일 02시 55분


前1차관도 예정일정 수행

“차관 모두 외부인” 불만도

“한마디로 ‘개망신’입니다.”

24일 오후 문화체육관광부는 김대기 통계청장이 신임 제2차관에 내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내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문화부의 한 과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원색적인 표현까지 썼다. “아무리 문화부가 힘없는 부서라고 해도 차관 인사를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날 차관 인사는 이례적으로 단행됐다. 문화부 간부들도 점심 때까지 인사 사실을 몰랐다. 상당수 직원들은 김장실 제1차관이 물러난다는 사실을 이임식이 열리기 10분 전인 오후 2시 20분경 ‘차관님 이임식이 있으니 5층으로 모여 달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서야 알았을 정도였다. 인사 당사자인 차관마저 이날 인사를 몰랐다는 얘기도 돌았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저작권 관련 행사에 예정대로 참석했다. 오후 2시 반에 이임식을 가질 사람이 굳이 그런 행사까지 참석했을 리 없다는 얘기다. 김 차관은 이날 서둘러 이임식을 치른 뒤 곧장 문화부를 떠났다.

문화부 직원들은 “이번 인사는 방식뿐만 아니라 인사 내용도 뜬금없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제1차관으로 옮기게 된 신재민 현 제2차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이어서 문화부의 두 차관이 모두 외부 출신이라는 점에 대한 불만도 크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다른 분야는 전문성을 인정해 주는 추세지만 문화만큼은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과장도 “장관이야 외부에서 오더라도 차관은 내부를 다독일 인사여야 하는데 직원들이 이번 인사 소식을 듣고 의욕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