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부평을 카드 금시초문”

  • 입력 2009년 3월 23일 02시 56분


2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지지자들에게 “13년 전 설레는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했던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재출발할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인천=원대연 기자
2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지지자들에게 “13년 전 설레는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했던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재출발할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인천=원대연 기자
정세균 “先黨後私가 가장 중요”

《4·29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옛 지역구인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2일 오후 4시 7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통령선거와 총선(서울 동작을)에서 잇따라 패배한 이후 지난해 7월 미국으로 떠난 지 8개월여 만이다.》

鄭 어제 귀국… 곧바로 전주 덕진 찾아

丁 전화통화만… 내일 ‘공천 담판’ 예정

▽鄭(정동영 전 장관) -丁(정세균 대표) 운명의 회동=정 전 장관은 도착하자마자 정세균 대표 측에 이날 저녁 식사를 같이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선약이 있다며 완곡하게 거절했다. 정 전 장관은 공항 환영행사를 마치고 서울 동작을 지역위원회 사무실로 가는 차 안에서 다시 정 대표와 통화해 24일 비공개 만찬을 갖기로 했다. 정 전 장관은 이 만찬에서 정 대표에게 공식적으로 덕진 출마의 뜻을 전달하고 양해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장관은 22일 공항에서 무소속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에 대한 애정에 관한 한 누구보다 선두에 있다고 본다. 당이 이를 인정해 주리라고 본다”며 공천 배제 가능성을 일축했다. 인천 부평을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 문제는 들어보지 못했다. 제가 앞장서서 도우면 부평을 선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정 대표는 정 전 장관을 만나 대선 후보를 지낸 당의 간판급 정치인으로서 수도권 승부처인 부평을에 출마하거나 이번에는 출마를 접고 10월 재·보궐선거 때 출마해 줄 것을 권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선당후사(先黨後私)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덕진 공천 불가 견해를 되풀이했다.

▽지지자 2000명 세(勢) 과시=이날 공항에는 정 전 장관 도착 2시간 전부터 지지자 100여 명이 ‘정동영을 끝까지 지킵시다’ 등이 쓰인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출국장 앞에서 진을 치기 시작했다. 1시간여 만에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정 전 장관 계보 의원들의 지역구에서 올라온 지지자들이 가세해 2000여 명으로 불어났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종이판을 가지고 나온 지지자들도 보였다.

현역 의원으로는 최규식 박영선 의원, 당의 외곽모임 ‘민주연대’의 이종걸 의원이 나왔고 양형일 장복심 김낙순 전 의원도 보였다.

출국장을 나오던 정 전 장관이 기자들을 만나 밝힌 첫 소감은 “마음이 무겁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지자들 앞에서 그는 ‘웅변가 정치인’으로 돌아갔다. 그는 즉석연설에서 “2009년 3월 22일 오늘을 제2의 정치인생 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며 “13년 전 설레는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했을 때의 초심으로 새롭게 재출발을 선언한다”고 출마 각오를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오후 7시 반경 동작을 지역사무실을 둘러본 뒤 곧바로 전주 덕진구로 가 지지자들을 만났다. 그는 이어 선영(先塋)이 있는 전북 순창으로 이동해 한 사찰에서 묵은 뒤 23일 성묘할 예정이다. 한편 천정배 의원은 이날 전주를 찾아 정 전 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동아닷컴 박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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