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여기자’ 평양으로 이송한듯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23일 02시 56분



北 최대한 이득 챙기기 노려… 석방협상 장기화 가능성
중국 지린(吉林) 성 투먼(圖們)의 북한 접경지역 두만강에서 취재하던 중 17일 억류된 미국 여기자 2명은 평양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투먼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커런트TV의 한국계 유나 리, 중국계 로라 링 기자는 국경을 넘다 붙잡힌 후 평양으로 옮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소식통은 월경하다 붙잡힌 경우 평양으로 이송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으로 국적이 미국인 데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까지 관심을 나타낼 정도여서 평양으로 옮긴 후 협상 결과에 따라 석방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평양으로 옮긴 것은 사안이 중대하기도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북한이 최대한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석방 협상이 의외로 길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에 억류된 2명의 여기자와 변경 취재를 동행했던 미국인 카메라기자 미치 코스 씨와 중국인 가이드 A 씨의 행방에 대해 “중국 국경수비대에 체포됐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2명의 여기자가 붙잡히자 코스 씨와 A 씨는 자진해 중국의 공안당국에 신고를 했으며 변경에 설치된 중국 측의 폐쇄회로(CC)TV에 찍혀 붙잡힌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월경’을 하지 않아 특별히 처벌할 만한 사안이 없기 때문에 신고자로서 조사를 마친 후 자유로운 상태라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따라서 이들이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미국 여기자들이 접경지대에서 ‘실수’로 국경을 넘었을 것이라는 일부 설명에 대해서는 현지 실정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취재팀이 월경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두만강은 일부러 찾아가지 않고서는 발길이 닿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수’로 넘을 수는 없다는 것이 현지 주민이나 이곳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의 중론이다.
투먼=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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