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이상 원로들 뭉쳤다

  • 입력 2009년 3월 20일 03시 00분


여야10명 시니어모임 발족… “국회파행때 의장 자문활동”

18일 오후 6시 반부터 9시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서는 이색적인 저녁식사 모임이 있었다.

김형오 의장이 초청한 이날 ‘손님’은 5선 이상의 현역 의원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6선)과 민주당 박상천 김영진 의원(5선), 자유선진당 조순형(7선) 이용희 의원(5선), 친박연대 서청원 의원(6선), 무소속 이인제 의원(5선)이 주인공이었다.

여야를 떠나 ‘원로’ 의원들이 이처럼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5선 이상 의원 10명 가운데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6선), 민주당 김충조 의원(5선), 친박연대 홍사덕 의원(6선)은 개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연말 연초 두 차례의 ‘입법 전쟁’을 화제로 올렸다. 그는 “의원들이 싸움질만 하는 사람들로 비쳐 부끄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몇몇 참석자들은 “각 당이 경쟁적으로 고소, 고발을 남발하면서 ‘입법 전쟁’의 뒤처리를 검찰에 넘기는 것은 정치가 사라졌다는 얘기”라고 입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다선(多選) 의원들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해 자정 활동을 해나가자”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김 의장은 “여야 간에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을 때 여러분에게 자문해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참석자들은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식사자리에선 국회 파행 사태 속에서도 상임위를 정상 가동한 정장선 지식경제위원장(민주당)이 화제에 올랐다.

조순형 서청원 의원이 “정 의원처럼 대화와 타협의 일처리로 쟁점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칭찬했고, 이에 몇몇 참석자는 “‘시니어 모임’ 차원에서 우수 의원들을 선발해 시상식을 해보자”는 제안도 했다고 한다. 김 의장은 이번 모임에 앞서 5선 이상 국회의원 10명을 개별적으로 따로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해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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