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뗀 盧 전대통령 “형님 일 국민에 송구”

  • 입력 2009년 2월 14일 02시 58분


홈피에 “저를 도운 사람들 수사 가혹” 불편한 속내

노무현 전 대통령(사진)이 형 노건평 씨에 대한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노 전 대통령은 13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해명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형님이 재판을 받고 있는 마당이니 국민에게 오로지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는 “형님을 ‘순진한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저를 도왔던 많은 사람이 좀 가혹하다 싶을 만큼 수사를 받았다는 말을 듣기는 했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해 근신하고 있을 뿐 누구를 원망하고 억지를 부려 책임을 감출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이 글을 올리기도 염치가 없다”고 했다.

자신이 며칠 전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만나 ‘내가 세상을 바꿔봤느냐, 권세를 누려봤느냐’고 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는 “세상을 바꾸고자 한 일이었다면 이뤄놓은 일이 너무 적고, 권세를 탐해 정치를 한 것이라면 저나 주위 사람들이 치른 대가가 너무 컸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9일 자신이 개설한 인터넷 토론 사이트 ‘민주주의 2.0’에 ‘한미 FTA 정말 소통이 부족했을까’라는 글을 게재한 것을 마지막으로 12월 초 노건평 씨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 이래 줄곧 침묵을 지켜왔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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