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설 연휴 전 수습’… 김석기 조기문책 가닥

  • 입력 2009년 1월 22일 11시 53분


한나라당이 용산 재개발지역 철거민 농성자 사망사고를 설 연휴 전에 털고 가기 위한 조기 수습에 나섰다.

당초 사태 수습 방향을 놓고 당내 혼선이 있었지만,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민심이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당 전체에 확산된 분위기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기존의 '선(先) 진상조사, 후(後)문책'이란 당론에서 한걸음 물러나 '설 연휴 전 중간발표'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희태 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의 올바른 사태파악을 위해선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관계당국이 현재까지 밝혀진 진상을 공개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진상조사 절차에 시간을 끄는 모습을 보일 경우 여론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명간 사건의 진상을 공개하자는 이야기다.

당의 고위관계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설 연휴 전에 이번 사건을 털고 가야 한다"며 "사건 자체는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중간발표가 가능하고, 책임자 문책도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사건 진상에 대한 중간발표를 통해 자연스럽게 책임자 문책 수순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

당내에선 중간발표가 이뤄질 경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자진사퇴하는 형식으로 문책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야당이 국정조사까지 추진하는 등 정치공세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김 청장을 사퇴시키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 청장에 대한 압박성 발언이 이어졌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참석한 김 청장에 대해 "진술이 떳떳하지 못하고 매우 미흡한 답변을 했다"고 비판하며 "국민은 김 청장이 현장 책임자로서 이런 결과에 대해 당당히 책임지겠다고 말하길 기대했다"고 말했다.

박순자 최고위원도 "강제진압이 불가피했는지, 준비가 철저했는지, 대화가 가능했는지 등을 따져야 하고 관리자에게 책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송광호 최고위원은 "마치 김 청장을 자르면 다 되는 것처럼 말하는데 경찰과 군에 정치적으로 지휘 책임을 함부로 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대표는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영안실을 방문, 철거민 농성 사망자 유족을 위로했다.

인터넷뉴스팀


▲동아닷컴 이철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