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감사원장 “극우는 추하고 극좌는 현실 무시 철 없어”

  • 입력 2009년 1월 8일 02시 58분


“좌우파 대립, 선의 경쟁 아닌 밥그릇 싸움”

김황식 감사원장(사진)은 7일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 보수냐 진보냐, 좌파냐 우파냐 하는 편 가르기가 횡행하고 있지만, 좌우와 진보-보수의 싸움이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 아니라 밥그릇을 뺏거나 뺏기지 않으려는 싸움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감사원 직원 9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신년 특강에서 “기득권에 연연하는 극우는 추하고 현실을 무시하는 극좌는 철이 없다”며 “원래 순수성 윤리성 청렴성이 강한 쪽이 좌파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그것도 흔들리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을 보수로 분류한 일부의 평가에 대해 “나는 극단을 싫어하고 소외계층을 보듬는다는 의미에서 ‘중도저파(中道低派)’”라며 “일부 언론에서 내가 법관 시절 내린 판결을 보고 보수라고 평가하는데 나는 법과 원칙대로 판단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지난해 1월 지하철에서 여성의 다리를 촬영한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해 여성단체의 비판을 받은 데 대해 “당시 사진을 보면 스커트에 맨살이 아닌 짙은 감색 스타킹을 입었고 사진 찍힌 당사자는 그냥 현장을 떠났다”며 “이런 정황을 살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사회가 그렇게 가볍다”며 “감사원은 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태산 같은 신중함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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