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표 ‘4월 재보선 나갈까 말까’

  • 입력 2008년 12월 15일 03시 01분


당 안팎 인천부평을 거론

원외인 한나라당 박희태(사진) 대표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재보선 이후엔 당내 역학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내 재진입을 원하는 박 대표 측은 최근까지만 해도 경남 양산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했다. 이곳이 지역구인 허범도 한나라당 의원은 회계책임자인 김모 씨가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최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김 씨가 300만 원 이상의 형을 확정 받으면 허 의원의 당선이 무효가 돼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대법원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내년 4월 재·보선이 실시될지 불투명하다. 게다가 여당 대표가 ‘텃밭’인 영남지역 출마를 노리는 데 대한 곱지 않은 여론도 부담이다.

재보선이 확실시되는 인천 부평을에서는 침체된 지역발전을 위해 박 대표의 출마를 권유하는 여론이 적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선 그동안 여야 박빙으로 선거가 치러졌기 때문에 출마에 정치인생을 걸어야 하는 박 대표에겐 부담스럽다. 청와대에도 부정적인 기류가 있다. 여당 대표가 수도권에서 출마할 경우 중간평가 선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낙선할 경우 여권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박 대표가 내년 4월 재·보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해서 2년 대표 임기를 채운다는 보장도 없다.

내년 4월 재·보선이 확정됐거나 확실시되는 곳은 전북 2곳(전주 완산갑, 전주 덕진), 수도권 2곳(인천 부평을, 수원 장안), 경북 1곳(경북 경주) 등 5곳 안팎으로 전망된다. 전북 2곳 외에 나머지 3곳에서도 민주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이 질 경우엔 대표 책임론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

정몽준계인 전여옥 의원은 11일 박 대표를 겨냥해 원외대표의 역할 한계론을 제기했다. 박 대표가 낙마할 경우 전당대회 차점자인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를 이어받게 된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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