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들조차 “감사결과 靑사전보고 몰랐다”

  • 입력 2008년 10월 22일 03시 04분


“감사원 사무처가 독립성 훼손”

지난해 7월 26일 쌀 소득보전 직불금 감사를 심의했던 감사위원들은 감사 결과 확정에 앞서 감사원이 청와대에 사전 보고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감사위원회의에 참석했던 한 감사위원은 21일 “감사원 사무처에서 감사위원회의 전에 미리 청와대에 별도로 보고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감사원이 감사위원회의 전에 이를 청와대에 보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감사위원들이 이런 사실을 알았더라면 ‘감사원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면서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감사 결과는 감사위원회의에서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는 외부에 알려져서는 절대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날 회의에서 감사위원들은 쌀 직불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비경작자 17만 명의 통계가 부실하다고 판단했고, 감사 결과가 공개될 경우 소작농들의 피해를 우려해 비공개로 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하지만 사무처에서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에서 감사위원들에게 ‘비공개로 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지시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면서 “쌀 직불금 감사를 총괄한 김조원 사무총장을 통해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감사위원들은 감사 결과를 심의해 확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감사원장 아래 사무총장이 사무처를 총괄하고 있으며 감사위원회의는 사무처와 별도 조직으로 6인의 감사위원을 두고 있다. 감사원장은 감사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주심 위원은 감사위원 가운데 선정된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변영욱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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