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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8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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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재정 금융회의 위해 자리 뜨려하자 “장관이 국감 비울수있나” 10분 실랑이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감에서는 강만수 장관이 전날에 이어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과 ‘물러섬 없는 설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설전의 포문은 강 장관의 행정고시 2년 선배(경제기획원 출신)이자 김대중 정부 시절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 의원이 열었다.
강 의원이 “정부가 잠재성장률을 7%까지 높이겠다고 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하자 강 장관은 “경제학자 수십 명과 이야기한 것인데 웃기는 이야기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맞받았다. 이어 강 의원이 “감세하겠다면서 국가 채무를 줄이겠다는 등 경제 정책이 뒤죽박죽”이라고 지적하자 강 장관은 “어디가 뒤죽박죽이라는 말인가”라며 발끈했다.
김종률 의원이 종합부동산세 완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강 장관은 종부세를 얼마나 내느냐”고 묻자, 강 장관은 “개인적인 과세 문제를 얘기하는 것을 적절치 않다”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김종률 의원이 언성을 높이자 강 장관은 “김 의원님, 꼭 그렇게 소리를 질러야 감사가 잘 됩니까”라고 나무라기도 했다.
이어 오제세 의원이 “어느 나라에도 종부세가 없다는 것은 무식한 말”이라고 말하자 강 장관은 “사실은 사실이고 원칙은 원칙”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오 의원은 이날 금융위기와 관련한 긴급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잠시 자리를 비우려던 강 장관을 제지해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 장관은 서병수 기획재정위원장과 여야 간사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정오에 청와대에서 박병원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전광우 금융위원장,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거시경제정책협의회를 주재하기 위해 오전 11시 30분경 자리를 뜨려고 했다.
하지만 오 의원은 “국감이 진행 중인데 부처 수장(首長)이 자리를 비울 수 있느냐”며 강하게 반대했다. 오 의원은 이날 국감 초반에 ‘강 장관이 외부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서 위원장의 공지를 듣지 못한 데다 마침 본인이 질의할 차례여서 매우 불쾌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의원들의 공방 끝에 결국 서 위원장 직권으로 강 장관은 오전 국감이 끝나기 20분 전인 오전 11시 40분경 국감장을 빠져나가 오후 회의가 속개된 2시 30분경 돌아왔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