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도 동교동도 ‘盧?… No!’

  • 입력 2008년 10월 6일 02시 56분


“코앞에 살면서 조문도 안와” YS측 불만

‘호남 선량’ 인터넷 글로 DJ측과 설전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4일 발인이 끝날 때까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 옹 빈소를 찾지 않았다.

YS는 재야 운동가이던 노 전 대통령을 정계에 입문시킨 정치적 스승.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13대 총선에서 YS의 공천을 받아 부산 동구에 출마했으며 당시 허삼수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하지만 1990년 ‘3당 합당행’을 거부한 노 전 대통령은 이후 비주류의 길을 걷다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하는 등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손을 잡았다.

YS의 한 측근은 “관계가 소원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직접 다녀갔고, DJ는 (YS에게 전화로 직접 위로 인사를 하는 한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대신 보냈는데 노 전 대통령은 조화만 보내고 연락이 없었다”며 “서울에서도 다 오는데 코앞에 살면서 끝까지 안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경남 김해시 진영읍)에서 빈소가 마련된 마산은 차로 3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다.

상도동계의 한 의원은 “YS가 노 전 대통령에게 한 소리 할 것 같으니 못 온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조문을 온 권영해 전 안기부장을 가리키면서 “가장 고생한 사람이다. 김대중 노무현에게 철저히 보복당했다. 나쁜 ×들”이라며 뿌리 깊은 반감을 그대로 표출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민주주의 2.0’ 사이트에 ‘땅 짚고 헤엄치기를 바라는 호남의 선량(選良)들이 민주당을 망치고 있다’는 글을 올린 후 DJ의 동교동계와도 사이가 어색해진 상태다.

노 전 대통령이 글을 올린 직후 DJ의 분신인 박지원 의원은 “사실 민주당을 망친 사람은 노 전 대통령”이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또 10·4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둔 1일 “참여정부 초기 우리 측의 약속 위반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무산됐다”는 비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마산=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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