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당, 캐스팅보트 역할 톡톡

  • 입력 2008년 8월 20일 02시 59분


원구성 타결 한몫… 제 목소리 낼 발판 마련

제3의 원내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의 모임 소속 자유선진당(18석)이 19일 타결된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보수 성향의 정당이면서 야당이라는 위치를 적극 활용한 결과다. 실제 선진당은 전날 ‘선(先)원구성, 후(後)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주장하며 민주당을 끊임없이 압박했다. 동시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적극적으로 중재안을 제시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가축법 개정안을 놓고 팽팽히 맞설 때 한나라당 쪽에는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시 국회 심의 의무화’를 받으라고 설득했고, 민주당 쪽에는 가축법 부칙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은 종전 규정에 따른다’는 조항을 넣자고 설득했다. 이 중재안은 최종 가축법 개정안에 반영됐다.

이회창 총재도 직접 나섰다. 이 총재는 18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가축법 개정을 원 구성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자 “본말이 전도된, 국회의 본래 기능을 훼손하는 행위”라면서 “우리는 그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필요한 경우 야당과 공조해 왔지만 국민에게 지탄받는 일을 계속할 수는 없다”고 법에 따른 원칙론을 강조했다.

이 같은 선진당의 행보는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의 물꼬를 텄다. 특히 같은 야당으로서 사안별로 공조했던 선진당이 등을 돌린다면 국회 파행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민주당 측 위기감이 협상 타결에 한몫을 한 것이다.

정치적 위상의 업그레이드뿐 아니라 실익도 적지 않았다.

선진당은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알짜’ 상임위 중 하나로 꼽히는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위원장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각 상임위에 간사를 두게 돼 앞으로 국회 운영에 있어서도 나름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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