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노련한 선장 필요”…공성진 “탕평 인사로 화합”

  • 입력 2008년 7월 3일 03시 00분


허태열 “黨쇄신 맡겨 달라”…박순자 “서민생활 챙길 것”

김성조 “통역형 리더될 것”…정몽준 “대의원 혁명 기대”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일 6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은 마지막 방송 토론에 출연해 ‘막판 호소전’을 펼쳤다.

이날 부산MBC에서 열린 방송토론에서 각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의 국무총리 기용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상대 진영의 부적절한 선거운동을 들춰내며 표 끌어오기에 안간힘을 썼다.

‘박근혜 총리 카드’에 대해 박희태 후보는 “아주 훌륭한 카드”, 공성진 후보는 “내가 가장 먼저 제기한 사람”, 정몽준 후보는 “훌륭하게 총리를 해 낼 것”이라고 말하며 높이 평가했다. 친박(친박근혜) 후보인 허태열 후보는 “신뢰회복이 전제”, 김성조 후보는 “현 시점에서 총리로서 적절치 않다”라고 말하며 시기상조임을 강조했다.

상대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 후보는 “소통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갈수록 갈등이 증폭된다는 느낌이 든다”며 “특정 계파에서 1번은 누구, 2번은 누구를 찍으라는 얘기를 공공연히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또 공 후보에게 질문하며 “자숙하러 외국에 갔다는 이재오 전 의원이 국제전화를 통해 누구를 찍어 달라고 한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그런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따졌다.

공 후보는 이에 대해 “정치인의 상호 소통에 문제 제기를 하는 질문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맞받아쳤다.

허 후보도 “박희태-공성진 캠프 간에 담합이 있는 것 아니냐”며 공격했다. 이에 대해 공 후보는 “여기서는 정책을 얘기해야 하는데 담합이나 합종연횡을 얘기하는 것 때문에 자괴감이 든다”고 비난했다.

당내 계파의 화합에 방안에 대해 박희태 후보는 “공정한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박순자 후보와 공 후보, 허 후보도 모두 ‘탕평 인사’를 강조했다.

각 후보는 정리 발언을 통해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박희태 후보는 “‘파고’가 높을 때는 노련한 선장이 필요하다”고 ‘선장론’을 피력했다. 공 후보는 “지금 이 정권이 맞고 있는 위기를 반드시 기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허 후보는 “변화와 쇄신의 바람을 일으켜 나라와 당을 구하겠다”고 했고, 김 후보는 “훌륭한 최고위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통역형 리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순자 후보는 “서민 생활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미래를 위해서는 대의원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늘 같은 사람이 나오는 앙코르 공연을 원하느냐”며 “당에 변화를 가져오고 희망을 불어넣을 ‘신형엔진’에 힘을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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