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가신인도 오르고 금융족쇄 벗어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 테러지원국 해제 - 적성국교역법 풀리면

북한이 26일 핵 프로그램 신고에 이어 27일엔 북한 핵시설을 대표하는 영변 5MW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한다.

영변 원자로는 북한 핵 문제의 상징이다. 미국의 정보위성은 그간 20여 m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인 냉각탑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를 통해 북한의 핵 시설 가동 여부를 확인해 왔다. 따라서 냉각탑 폭파는 북핵 협상이 3단계인 핵 폐기 과정에 들어간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영변 원자로 시스템은 이미 대부분 불능화돼 있는 상태다.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한 냉각탑 폭파가 핵 포기의 진실성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단한 의미를 두긴 어렵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핵 폐기 의지를 전 세계에 과시한다는 ‘선전’ 차원에서 계획된 것이란 분석이 많다. 국제사회 신뢰도 제고에 미칠 영향을 감안한 상징적인 퍼포먼스란 것이다.

북한은 미 CNN과 중국 중앙(CC)TV 등 6자회담 참가국의 언론사 한 군데씩을 초청해 폭파 장면을 전 세계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핵 신고 및 테러지원국 지정해제 조치 이후 24시간 내에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미국이 북한의 숙원인 테러지원국 해제 절차에 착수한 것을 환영하는 의미도 있다. 미국도 조지 W 부시 행정부 임기 내에 구체적 성과를 이뤄 냈다는 것을 눈으로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판문점을 통해 방북한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은 냉각탑 폭파 장면을 참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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