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수도권 全지역서 가파른 하락

  • 입력 2008년 6월 6일 02시 53분


대선-총선-재보선 득표율 변화로 본 민심

與, 영남지역서도 대선때의 반토막

민주는 서울-인천서 꾸준한 상승세

텃밭 호남서는 무소속에 밀려 하락

6·4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총 52곳의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 9곳을 차지해 참패했다.

한나라당의 위기는 단순히 승리 지역이 적다는 것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 이후 같은 지역의 한나라당 득표율의 비교 추이를 살펴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민심이반의 심각성을 확실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수도권 거의 모든 지역에서 득표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꾸준히 오르고 있는 지역이 많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여전히 한나라당과 무소속 후보에 치여 3위를 차지하는 지역도 있었다.

본보는 공정한 분석을 위해 기초단체장 선거 지역의 비교는 대선, 총선 때 각 정당 득표율을 시군구 단위로, 광역의원 선거 지역의 비교는 대선, 총선 때 각 정당 득표율을 광역의원 선거구에 해당하는 읍면동을 합쳐 같은 범위 내에서 각 당 득표율을 비교했다.

○ 수도권, 한나라당 하락, 민주당 상승

6·4 재·보선에서 수도권 기초단체장 3곳의 경우 한나라당은 예외 없이 지난 대선 이후 득표율이 하락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경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지난해 대선 때 56%를 얻었지만 4월 총선 때 한나라당은 40.3%를 얻었고, 이번 재·보선 때는 39.6%로 더 떨어져 결국 낙선했다.

인천 서구에서도 한나라당은 대선 때 48.2%, 총선 때 39.4%, 이번 재·보선에서는 31.4%를 얻는 데 그쳤다.

경기 포천시의 경우 대선 때 57.1%, 총선 때 49.9%, 재·보선에서 32.8%로 한나라당 지지율은 급락했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서울 강동구와 인천 서구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강동구에서 지난해 대선 때 대통합민주신당은 22.4%를 얻는 데 그쳤지만 총선 때 민주당이 25.9%를 얻었고, 이번 재·보선 때는 53.3%로 크게 오르며 구청장에 당선됐다. 인천 서구도 민주당 득표율은 대선 때 25.5%, 총선 때 27.9%, 재·보선에서 37.5%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그러나 경기 포천시의 경우 민주당의 득표율은 대선 때 21.2%, 총선 때 19%, 재·보선에서 16.2%로 오히려 조금씩 떨어졌다.

광역의원의 경우에도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약세 기조는 여전했다. 서울 광진구 제4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는 이번 재·보선 때 36.7%를 얻었는데 이는 대선 때 52.1%, 총선 때 37.2%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서울 강동구 제3선거구도 한나라당 득표율은 대선 때 52.9%에서 총선 때 39.2%, 재·보선에서 37.1%로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 영남에서도 한나라당 약세 추세

영남 지역에서도 한나라당의 약세가 계속됐다. 경북 청도군수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은 됐지만 한나라당 득표율은 대선 때 69%, 총선 때 53.8%, 재·보선에서 32.6%로 점점 떨어지고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이 당선된 경남 남해군의 경우 한나라당의 득표율은 대선 때 53.5%, 총선 때 45.8%, 재·보선에서 35.9%로, 역시 무소속이 당선된 경남 거창군의 경우에도 한나라당 후보는 재·보선에서 17%를 얻는 데 그쳐 대선 때 58.6%, 총선 때 44.6%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광역의원의 경우에도 민주노동당이 당선된 경남 창원시 제4선거구의 경우 한나라당 후보는 이번 재·보선에서 25.1%를 얻었다. 대선 때 48.6%, 총선 때 35.3%와 비교하면 선거를 치를수록 10%포인트씩 한나라당 득표율이 하락한 셈이다.

민주당의 강세지역인 호남에서 민주당 득표율도 무소속에 밀려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번 전남 영광군수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는 41.8%를 얻어 당선됐지만 대선 때 81.1%, 총선 때 67.9%에 비하면 득표율이 많이 떨어졌다.

전북 전주시 제3선거구의 경우 민주당은 대선 때 82%, 총선 때 67.4%를 얻었지만 이번 재·보선 광역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는 당선은 됐지만 34.6%를 얻는 데 그쳤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의 강세지역인 영남과 호남에서 득표율이 떨어진 것은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출마한 탓도 있지만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