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3년전과 다른 뉴욕의 박수

  • 입력 2008년 4월 17일 02시 55분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남쪽에 있는 플라자호텔. 영화 ‘나 홀로 집에’에 등장하기도 했던 이 호텔에 오후 6시부터 턱시도에 나비넥타이를 한 미국인들이 모여들었다.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만찬에 참석하는 사람들이었다.

만찬 시작 전 리셉션장에서 만난 한 미국인은 “새 한국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할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래된 친구, 그리고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날 상을 받은 미국 평화봉사단원의 한국 봉사활동에 대해 진정으로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 때문에 10차례 이상 연설을 중단해야 했다. 가장 많은 박수가 나온 것은 다음 대목에서였다.

“6·25전쟁에 참전한 많은 미국 병사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부 미국인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의례적인 립서비스가 아니라 진심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이날 만찬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했던 2005년 코리아소사이어티 만찬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당시에도 물론 박수가 나왔다. 그러나 분위기가 이번처럼 ‘열정적’이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성향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인 참석자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칼로스 구티에레즈 미국 상무장관도 ‘깜짝 출연’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을 정말 만나고 싶어 한다”고 축사를 했다.

일단 출발은 좋은 셈이다. 이 대통령이 차제에 한미동맹 관계를 확실히 복원하고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미국 측과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를 기대한다.

공종식 뉴욕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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