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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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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전날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 간 싱가포르 회담을 소개하며 “싱가포르 합의는 조미(朝美)회담의 효과성을 그대로 보여주었다”며 “우리는 6자회담 참가국들의 의무사항 이행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의 회담 결과에 대해 ‘싱가포르 합의’라고 지칭함에 따라 북-미 양측은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에 사실상 합의하고 미국 정부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 미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과의 회동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으나, 최종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해결돼야 할 모든 요인 또는 요소들이 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힐 차관보와 회담을 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초는 마련됐지만 다음 단계로 나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양측 본국에서 승인을 얻을 경우 큰 틀에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추가로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가 싱가포르 합의를 승인할 경우 북한은 1, 2주 내에 핵 신고서를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하고,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이날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북핵 6자회담 당사국들에 싱가포르 회담 내용을 설명하고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논의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