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둑 몸 던져 막았다

민주당 박재승 손학규 강금실 구원투수 역할

통합민주당은 비록 이번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과 당 지도부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 정도 의석도 건질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 위원장은 대선 패배 이후 당의 기반이 와해된 상황에서 ‘칼날 공천’을 단행하며 민주당을 여론의 중심으로 다시 불러냈다.

이 과정에서 낙천자는 물론이고 당 중진들과 첨예한 갈등을 빚기도 했고, 인물난으로 새 얼굴을 발굴하는 데 한계를 보여 ‘용두사미 공천’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구원투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다.

또 대선 이후 10%대에 머물던 당 지지율을 끌어올린 건 전적으로 박 위원장의 공로라는 말도 나왔다.

손학규 공동대표도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 뛰어들며 살신성인의 모범을 보였고, 강금실 공동선대위원장도 ‘비례대표 1번’을 포기하고 전국 유세에 나섰다.

특히 강 위원장은 하루에 10곳이 넘는 선거구를 돌며 유세를 하는 등 남성도 감당하기 힘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이번 총선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각자의 지역구에 묶여 있는 손 대표와 정동영 후보의 빈자리를 혼자 메우다시피 했던 것이다. 또 기호 1번을 상징하는 ‘엄지 춤’을 선보여 유세 과정에서 주목을 끌기도 했다.

당 지도부가 몸을 던지자 공천에서 탈락한 낙천자들도 ‘화려한 부활’이라는 유세단을 꾸려 지원사격에 나섰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