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반도체 M&A’ 발언 미묘한 파장

  • 입력 2008년 3월 29일 02시 59분


“직접 소비재가 아닌 반도체 분야의 기업결합(M&A)은 세계시장과의 경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밝힌 이 같은 발언이 반도체 업계에서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나 LG전자가 국내에서 M&A 대상으로 올라 있는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독과점 문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해석한다. 특히 삼성전자가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국내시장 점유율만을 놓고 보면 독과점 시비도 나올 수 있어 이 부분을 감안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에서는 “특정 업체 간의 문제를 염두에 둔 말은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국내보다 세계 시장에서 독과점 문제가 더 심하게 제기돼 일본 미국 유럽 등의 경쟁사들에서 집중적인 견제를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반도체사업을 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넘겨줬던 LG그룹은 여러 차례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의 말은 원론적인 언급이라는 분석이 많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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