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심위 공격적 면접… 후보자들 “진땀나네”

  • 입력 2008년 3월 3일 03시 00분


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오른쪽) 등 공심위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공천심사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오른쪽) 등 공심위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공천심사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대북송금 맡기면 다시 하겠나”

“친노386 비판에 대한 견해는”

“눈물나네. 사람들, 눈물나게 하네.”(강기정 의원·광주 북갑)

“로스쿨 질문이 제일 진땀나던데….”(김재두 전 부대변인·광주 북갑)

“서너 마디 단답형으로 2분 정도 질문 받았다. 시간이 짧으니까 진땀 흘릴 새도 없었다.”(김태홍 의원·광주 북을)

4·9총선에서 ‘쇄신 공천’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통합민주당에서는 휴일인 2일에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광주 전남지역의 예비후보자를 상대로 한 공천심사위원회의 공격적 검증이 이어졌다.

탈(脫)DJ(김대중 전 대통령) 기류가 당 안팎에서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후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5평 남짓한 심사장에 들어섰다. 그는 DJ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 공천을 신청했다.

박 전 실장은 17분간의 면접 직후 “심사위원들은 (4500억 원) 대북송금 일을 다시 맡겨도 하겠느냐고 물었고, 나는 ‘민족통일을 위해 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150억 원을 받았다는 주장은 무죄가 확정됐고, (법원에서 확정된) 1억 원 수수도 남북 정상회담 수행원 홍보비로 받아썼을 뿐 개인적으로는 착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에는 DJ의 차남 김홍업(전남 무안-신안) 의원도 면접에 참가했다. 그 역시 이권청탁 대가로 25억 원을 받고, 기업에서 정치자금 22억 원을 받은 혐의가 확정된 사건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 받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6년이 지났지만 상당히 억울하다는 뜻을 공심위에 전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 사건은 정권 말 표적수사였다”며 “결정적 증인이 진술을 뒤엎은 증거를 공심위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제일 먼저 심사받은 강기정 의원에게는 ‘친노 386의원 비판론’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고 한다. 강 의원은 “그런 질문이 억울했고, …우리가 왜 이래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반성도 되고 새로운 각오도 됐다. …무거운 시대적 소명의식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김태홍 의원은 심사장을 나서면서 “의원생활 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없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공심위는 3일까지 지역별 면접 심사를 마치며, 이르면 4일 1차 공천자를 발표한다. 박경철 공심위 대변인은 전화통화에서 “오랜 논란을 불렀던 ‘비리 전력자의 공천 배제 기준’을 이르면 4일 확정한다”며 “이 기준이 마련되는 대로 1차 공천자가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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