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대북 지원-비핵화 연계시킬 것”

  • 입력 2008년 2월 26일 03시 02분


뜨거운 취재경쟁제17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 수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안철민 기자
뜨거운 취재경쟁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 수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안철민 기자
■취임식 외신 반응

세계 주요 언론은 25일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첫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한국에서 10년 만에 보수정권이 다시 등장한 사실에 초점을 맞추며 실용외교와 한반도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P통신은 서울발 기사에서 “이 대통령은 6만여 명의 환영 인파가 참석한 취임식에서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며 “이 대통령은 한국에서 1987년 민주적 선거가 부활한 이래 가장 큰 표차로 당선된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AFP통신은 한국인이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약속한 이 대통령의 취임을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새 대통령이 이념 논쟁을 극복하고 실용주의에 입각해 경제에 다시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대통령이 경제 회생을 공약으로 내걸어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며 취임사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일부 외신은 연간 7%의 성장률과 10년 내 4만 달러의 국민소득, 세계 7대 경제 강국의 꿈을 이루자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이 대통령의 ‘747’ 공약을 자세히 소개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이 대통령이 양극화가 심화된 한국 사회에서 실용주의 정책을 펼칠 것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CNN은 새 대통령이 경제 회생을 임기 중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인터넷판을 통해 취임식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특히 행사가 끝난 뒤 이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한 사실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한미동맹과 일본 등 아시아 외교를 중시할 것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공영 방송인 NHK는 이날 행사에 후쿠다 총리,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등 각국 요인이 참석했으며 양국 정상이 셔틀 외교를 복원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이 대통령이 연설 중 외교 정책 관련 부분에서 “미국에 이어 일본 중국 러시아 순으로 지목했다”며 언급한 국가 순서에 특히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정규방송을 잠시 중단하고 이날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 취임식 현장을 생중계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새 대통령의 임기가 취임식 당일 0시부터 이미 시작됐다며 보신각 타종 행사 등을 전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빅토르 줍코프 총리가 취임식에 참석한 사실을 전하며 이 대통령이 시장 개혁과 교육 개혁 등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BBC는 취임식 관련 뉴스에서 “기업인과 서울시장을 지낸 이 대통령은 ‘불도저’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영국 PA통신은 보수 성향의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경제 및 대미 관계 악화 등으로 비판을 받은 진보세력의 10년간 통치가 끝을 맺게 됐다고 전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기업가 출신의 새 한국 대통령이 이념의 시대에서 실용의 시대로 전환할 것을 다짐했다고 보도했다. 주간 르 누벨옵세르바퇴르 인터넷판은 이 대통령이 한국 경제를 다시 활기가 넘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및 중동 지역 언론도 취임 소식을 전하고 향후 한국의 경제 및 외교 정책이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방송은 웹사이트에서 취임식 관련 소식을 헤드라인 뉴스로 전했다.

○…외신들은 취임사 가운데 특히 북한 및 미국과의 관계를 언급한 부분에 큰 관심을 보였다.

AP통신은 “이 대통령이 북한의 개방과 북핵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며 지나치게 유화적이었던 한국의 대북정책이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AFP통신도 “그동안 일방적이라고 비판을 받아 온 ‘햇볕정책’과 달리 이 대통령은 대북 원조와 비핵화를 연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선 최근 10년간 좌파 성향의 정권이 대북관계 개선에만 주력하고 한미동맹을 훼손시켰다”면서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정책에서 벗어날 뜻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타임스도 “친미 성향의 이 대통령이 워싱턴(미 정부)과의 관계를 개선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전 정권과 달리 대북 경제 지원의 투명성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통령은 북한 인권이나 납북자 문제 등에도 적극 나설 생각임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대통령이 북핵 문제 진전을 경제 지원 조건으로 내세울 방침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독일 일간지 타게스 슈피겔은 이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등 북한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독일 도이체 벨레 방송은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이 “훨씬 강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화통신도 새 정부가 ‘실용외교’를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 인터넷판은 이 대통령이 실용주의에 입각해 대북관계를 재정립하고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견고하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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