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을 뛴다]‘동교동 사람들’ 목포 공천부터 신경전

  • 입력 2008년 2월 5일 03시 00분


이번 총선 때 호남지역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 사람들’의 생환 여부가 관심이다. 경우에 따라서 ‘동교동 인사’끼리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크다.

이와 함께 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조정에 들어가면서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 DJ목장의 결투

전남의 ‘정치 1번지’ 목포는 DJ 측근들의 격돌로 본선보다 당 공천 여부가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사면 복권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김대중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모두 이곳에서 출마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지난해 대선 전날 민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한 이상열 의원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대표의 경선캠프 공보특보를 지낸 배종호 전 KBS 뉴욕 특파원도 ‘탈(脫)DJ’를 외치며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배 전 공보특보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비서실장, 한 전 대표가 김 전 대통령을 등에 업고 공천을 받아 출마하게 되면 우리 정치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남 무안-신안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이 재선에 성공할지가 관심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4·25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여론조사에서 무안군수 출신의 이재현 후보에게 크게 뒤지자 민주당에 입당해 49.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는 당시 박상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전폭적으로 지원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그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더는 DJ의 아들이라고 찍어 줄 수는 없다”는 지역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와 함께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법무비서관을 지낸 박주선 전 의원과 대통합민주신당 양형일 의원의 광주 동구, 대변인 출신인 유종필 민주당 최고위원과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1등 공신인 대통합민주신당 염동연 의원의 광주 서갑 지역도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 중원 고지(高地) 쟁탈

6개 선거구가 있는 대전은 중구 선거구의 국민중심당 권선택 의원과 한나라당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의 대결이 볼 만하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이던 권 의원은 2만1000여 표 차로 강 위원장을 꺾고 당선됐다.

당시는 권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바람에 편승해 당선됐지만 지금은 강 위원장이 ‘이명박 바람’에 힘입을 것이라는 전망.

충북 청주 흥덕갑 선거구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인 한나라당 김병일 전 서울시 경쟁력강화추진본부장과 대통합민주신당 오제세 의원의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 선거구 조정 혼전지역

이번 총선에서 선거구가 없어지거나 합쳐질 위기에 처한 의원들은 초조하다. 17대 총선 때 확정된 인구 상하한선(10만5000∼31만5000명)을 적용할 경우 영호남권에선 최소 4개 지역구 정도가 줄어들고 수도권 등지에서 비슷한 수만큼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전남 담양-곡성-장성)는 조정 과정에서 담양-곡성은 구례, 장성은 영광과 합쳐질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고향이 장성이라 장성-영광을 택할 수밖에 없지만 고향이 영광인 이낙연 의원이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들은 서로 “분구가 되는 광주 광산으로 가라”며 등을 떠밀고 있다.

광주 서을은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정동채 의원과 김영진 전 농림부 장관이 공천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서갑-을이 합쳐질 경우 현역 의원(염동연 정동채 의원)끼리도 치열한 공천 다툼을 벌여야 한다.

반면 분구 대상 지역에는 공천 희망자가 즐비하다. 광주 광산의 경우 현역인 김동철 의원 외에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 민형배 전 대통령비서관, 심재민 전 광주시 정무부시장 등 20명 가까이 뛰어들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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