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인 “한국에 투자하라… 어려움 풀어주겠다”

  • 입력 2008년 1월 1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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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주한 외국인투자기업 신년 리셉션에서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대표들과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주한 외국인투자기업 신년 리셉션에서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대표들과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여러분의 자본과 기술이 필요하다. 그 대신 나는 여러분의 어려움을 풀어 주겠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특유의 기지와 매너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 당선인은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주한외국인투자기업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당초 이 당선인은 한국어로 연설할 예정이었지만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영어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 당선인은 파워포인트로 소개된 경제성장률 추이 등을 설명하며 “한국이 빠른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민의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또한 여러분과 같은 외국 기업인들이 도와준 결과이기도 하다”며 참석자들을 치켜세웠다.

이어 그는 “제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보잉) 747’ 비행기를 탄 까닭이 아니라 ‘747’로 알려진 경제정책 공약 때문이었다”며 본론에 들어갔다.

이 당선인은 747공약(7% 경제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 강국)의 의미를 설명하며 “한국이 고성장을 회복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시민으로서 응당한 의무를 다하면 G7국가의 자격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그는 747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가 필요하다며 “여러분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애정 어린 조언과 전문적인 식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한국 경제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부족하고 소득세가 높고, 노동문제에 있어서도 여러분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정책 결정과 집행의 괴리, 과거 정부의 법치주의 훼손 등을 지적했다.

그는 “솔직히 말씀드려 이런 문제를 단시일 안에 해결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최단 시일 안에 해결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정책 과제를 정리하고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미 오버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대표는 “대통령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직접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shocked)”며 “파워포인트로 만든 자료가 마치 사업 설명회를 하는 것처럼 알기 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요베 쓰네오(伊與部恒雄) 서울저팬클럽(SJC) 이사장은 “대통령이 아니라 일반 기업 CEO와 대화하는 느낌이었다”며 “더 큰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윌리엄 오벌린 AMCHAM 회장, 한스 베른하르트 메어포르트 주한유럽상공회의소(EUCCK) 회장대행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당선인 측에서는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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