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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2월 1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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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9일 앞둔 10일 각 대선 후보 진영은 투표율 제고에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대선에 영향을 줄 만한 이슈가 대부분 소진한 상황에서 막판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마지막 변수가 투표율이라는 판단에서다.》
후보마다 투표율 제고 효과에 대한 계산법이 다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측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표율과 득표율이 정비례할 것이란 계산을 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나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권자층에 대한 집중적인 투표율 제고 전략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이명박, 득표율 55% 목표치를 달성하라
‘과반 득표’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흐트러질 수 있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향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서 과감하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밀어붙이고 있다. 여기에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카드인 셈이다.
이 후보가 이날 선거방송연설에서 “1987년 직선제 이후 처음으로 동서를 가로질러 국민의 과반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범국민 투표 참여 운동’에 돌입하는 등 투표율 제고에 ‘다 걸기(올인)’하고 있다. 이는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굳히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층이 투표장으로 나갈 경우 결국 대세에 따른 투표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고, 사표 방지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방호 선거대책본부장은 “당원과 자원봉사자 등을 통해 ‘1인 10통화’ 걸기로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며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과 영남권에서는 장·노년층을 상대로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20대 자녀들에게 전화 걸기 운동도 함께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50대 이상 유권자들의 이 후보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지지도가 견고한 이들의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이 후보의 득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 정동영, 30, 40대의 지지를 끌어내라
정 후보 측은 지지를 유보하면서 투표 자체에 대한 의지도 희박한 것으로 드러난 전통적 지지층과 수도권 30, 40대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기남 공보특보는 “수도권 30, 40대는 대체적으로 도덕성에 민감하고 개혁성향이 짙으면서 성과주의를 표방한다”며 “이들은 대선 후보가 노무현 정부를 제대로 극복해서 서민경제를 회생시킬 능력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고 분석했다.
이명박 후보가 실질적 경제회복 능력을 갖춘 후보라는 이미지가 강해 수도권 30, 40대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는 허상이라는 것을 알린다는 것이다.
최근 정 후보가 종합부동산세 완화 의사를 내비치고,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및 취득·거래세 감면 등 실생활 공약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공략의 일환이다.
또 BBK 사건 수사 결과를 놓고 검찰의 ‘짜맞추기’ 식 수사를 규탄하며 검찰, 재벌, 이 후보와의 유착 관계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도 도덕성에 민감한 수도권 30, 40대를 겨냥하면서 동시에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전략이다. 신(新)보수 성향의 20대도 2002년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사회적 이슈가 터진다면 정 후보 쪽으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회창, 대전 충청 대구 경북 투표율을 높여라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와 60대 이상, 권역별로는 대전 충청과 대구 경북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허성우 정무팀장은 “20대 이하 젊은 유권자들은 지난 5년 동안 정계를 떠나 있었던 이회창 후보를 신선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60대 이상은 정서적으로 이회창 후보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본보·코리아리서치센터의 8일 여론조사에서도 이회창 후보에 대한 연령대별 지지율에서 20대 이하가 16.7%로 30대(13.5%) 40대(13.8%) 50대 이상(10.3%)보다 높았다.
또 이회창 후보 측은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대전 충청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국민중심당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충청권에 이어 권역별 지지율이 2위로 나타나고 있는 대구 경북 지역도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집중 공략 대상이다.
이회창 후보 측은 동시에 이명박 후보의 지지층을 돌려세우고 부동층을 흡수하기 위해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의 분리를 유발하는 전략을 펴 나가기로 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서 이명박 후보가 무혐의로 나온 것은 이명박 후보와 청와대, 검찰이 연결돼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한 뒤 “이명박 후보의 당선은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권연장이라는 점을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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