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딴사람 같으면 무너졌을 것” 朴 “어머니의 사랑 잇겠다”

  • 입력 2007년 8월 1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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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딴사람 같으면 무너졌을 것”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5일 오전 부산에서 열린 광복절 행사 등에 참석한 뒤 비행기 편으로 서울에 도착해 곧장 청계천으로 향했다. 민주참여네티즌연대 자유수호청년연합회 등 시민단체들이 주관한 태극기 무료 배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청계천에) 오랜만에 와 본다”는 이 전 시장은 행사장에서 100여 m 떨어진 곳에서 차를 세운 뒤 성큼성큼 청계천 내 청계광장으로 걸어갔다. 보행자 보호용 계단 등을 만지면서 잠시 청계천에 대한 감회에 젖는 듯했다. 광복절을 맞아 청계천으로 나온 시민들은 곳곳에서 ‘어, 이명박이다’를 외쳤고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이 전 시장은 시민들의 반응에 흥이 난 듯 아예 청계천 변으로 내려가 시민들과 악수하고 함께 사진 찍으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경선 막판 검찰의 서울 도곡동 땅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등이 터져 나온 상황에서 서울시장 재임 시절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청계천에 들러 ‘경제 대통령’ ‘일하는 대통령’ 이미지를 시민들에게 부각시키려는 듯했다.


촬영 : 신원건 기자

태극기 배포 행사 뒤 인근 호프집에서 열린 웹진 ‘i-bait.com’ 소속 대학생들과의 자유토론에서도 500cc 맥주 3잔을 비워 가며 “아마 다른 사람 같으면 무너졌을 것이다. 갖가지 네거티브에도 국민이 믿어 줘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상득 국회부의장과의 이복형제설 등과 관련해 유전자(DNA) 검사를 받은 것에 대해 “두 달을 버티다 눈물을 머금고 검사를 받았다. 한국 정치권은 수십 년 전 과거에 얽매여 있다”며 박 전 대표 측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국민이 바라는 의제를 다뤄야 한다”며 “그쪽(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백전노장이고 우리(노무현 대통령)는 (남북 정상회담) 경험이 없으니까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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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어머니의 국민사랑 잇겠다”▼


촬영 : 이종승 기자

15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오랜만에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었다. 모친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33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박 전 대표는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유족 인사를 통해 “모든 것을 바쳐 아버지가 못다 이룬 꿈, 어머니가 못다 한 국민에 대한 사랑을 반드시 이루겠다. 지하에 계신 어머니 아버지가 성원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결연한 어조로 말했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추도식에서 박 전 대표는 내내 침통한 표정이었다. 육 여사가 생전에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에 대해 말했던 육성이 공개되자 감정이 복받치는 듯했다. 눈물을 참기 위해 어금니를 꽉 무는 모습도 보였다. 끝내 눈물은 보이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어머니를 불의에 보내고, 피 묻은 옷을 눈물로 적시며 잠 못 이룬 때가 엊그제 같은데 33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살아생전에 고통받는 국민을 안타까워했던 어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는 목이 메는지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또 “어머니가 돌아가신 오늘, 남북이 총구를 겨누는 분단 현실을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뼈에 사무치는 아픈 일이지만 다시는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이야말로 유지를 받드는 일이고, 아버지 어머니 묘소 앞에서 제가 반드시 그 일을 하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길을 가고자 한다.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꼭 만들고 싶다”고 대선주자로서의 포부를 재차 강조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박 후보의 동생인 근령 씨와 지만 씨 부부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강영훈 전 총리, 김성진 전 문화공보부 장관도 참석해 추도사를 읽었다. 이 밖에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박 전 대표 지지자 1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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