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수신료 인상하면 개선”

  • 입력 2007년 7월 11일 03시 02분


코멘트
정연주 KBS 사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정연주 KBS 사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KBS는 10일 오후 수신료 인상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이사회에서 의결된 인상안의 당위성을 설명했으나 새로운 게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연주 사장은 이날 ‘대국민 약속’으로 ‘수신환경 개선’ ‘디지털 전환’ ‘2TV 광고 축소’ ‘EBS 지원 확대’ 등을 발표했으나 이는 지난달 25일 공청회에서 나온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KBS는 이날 ‘KBS는 방만한가’라는 자료를 내고 “KBS가 권력으로부터 독립하면 할수록 ‘방만’이라는 유령이 나타나 발목을 잡았다”며 “KBS는 내외부 규제기관의 중층적인 평가와 감독을 받고 있어 구조적으로 방만하려야 방만할 수 없는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KBS는 정부가 100% 출자한 공공기관인 데다 준조세인 수신료(2007년 기준 5348억 원)를 받는데도 예산 편성 시 외부의 감시를 받지 않는다. 특히 감사원으로부터 방만 경영 문제를 지적받기도 했다.

‘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등이 “수신료 인상에 앞서 구조조정 등 경영 혁신을 해야 한다”며 구체안을 촉구했으나 KBS는 이날 아무런 자료도 내놓지 않았다. 경영 혁신안은 KBS 이사회 내부에서도 “(인상의 명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요구됐던 사안이다.

정 사장은 또 난시청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으나, 1973∼2006년 33년간 징수한 수신료 7조3185억 원 중 난시청 해소에 사용된 금액이 1605억 원(2.2%)에 불과한 것에 대해서는 “수치가 잘못됐다”고 일축했다.

이 자료를 밝힌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장윤석(한나라당) 의원은 10일 “KBS로부터 직접 받은 자료인데 뒤늦게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KBS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 ‘수신료 인상 찬성 의견이 57.2%’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점에 대해서도 말을 바꾸었다. 설문 문항이 “유도성 질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정 사장은 “수신료 인상 찬반을 물은 게 아니라 얼마나 올리는 게 적절한가를 물은 것”이라고 군색한 답변을 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한나라 “찬성할 국민 없을 것” ▼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10일 KBS의 수신료 인상 방침과 관련해 “처절한 자기반성과 뚜렷한 경영 혁신 없는 수신료 60%(월 2500원→4000원) 폭등 방안에 찬성할 국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 시청료 인상은 방송위원회,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