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6월 4일 02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명박 겨냥) 제정신 가진 사람이 대운하 투자하겠나”
“(박근혜 겨냥) 독재자 딸이 지도자? 해외신문에 나면 곤란”
노무현 대통령이 2일 대통령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발언을 해 공무원의 정치 중립을 명시한 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참여정부 평가포럼’ 월례강연회에 참석해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생각하니 끔찍하다”며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 발언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발을 검토하는 등 정면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대통령 연설 자료를 입수한 뒤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단순한 정치적 견해를 밝힌 것인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인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 9조에는 공무원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 국가공무원법 65조는 공무원이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지지나 반대를 위한 행위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이 전 시장의 대운하 공약에 대해 “대운하도 민자(民資)로 한다고 하는데 어디 제정신 가진 사람이 민자 투자하겠느냐. 참여할 기업이 있을 리 없으니 하나 마나 한 싸움을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 전 대표를 겨냥해 “한국의 지도자가 다시 무슨 ‘독재자의 딸’이라고 해외 신문에 나면 곤란하다”고 비난한 뒤 박 전 대표의 ‘열차 페리’ 공약에 대해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타당성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참여정부의 물류 허브 사업에 비하면 너무 작은 사업”이라고 깎아내렸다.
노 대통령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내건 법인세 감면 주장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큰 기업들만 왕창 이익을 보게 되어 있는 (국민) 15%(만 혜택을 보는) 대통령 공약”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3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3 동지회’ 제43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해 “대통령은 앞으로 말을 가려서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 한선교 대변인도 “무슨 새로운 내용이 있다고 대꾸하겠느냐”라고 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대통령의 발언은 한나라당 후보의 낙선과 한나라당 집권 저지를 목표로 한 것으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과 선거 중립을 명시한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연설은 현 정부의 정책 비판에 대한 반론 차원의 정책 토론”이라며 “선거법 차원에서 논의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댓글 0